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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산불 '40시간 만에 진화'.. 최악 가뭄에 "낙엽이 불쏘시개"
2022-11-27 875
김아연기자
  kay@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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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 사이 완주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나 약 40시간 만에 대부분 진화됐습니다.


바싹 마른 낙엽이 불쏘시개가 되면서 불을 끄는데 어려움이 빚어졌는데요.


최악의 가뭄과 건조한 날씨 탓에 겨울을 앞둔 산 곳곳이 메말라 있어,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김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뻘건 불길이 야산 능선을 타고 길게 이어집니다.


헬기가 뿌연 연기 속을 오가며 쉴새 없이 물을 뿌려대지만 불길은 쉬이 사그러들지 않습니다.


그제 저녁 7시쯤 완주 운주면 구제리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나 약 40시간 만인 오늘 오전 대부분 진화됐습니다.


당초 16시간 만에 한 차례 큰 불길이 잡혔지만 땅 속에 숨어있던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완전히 진화하는 데는 사흘이나 걸렸습니다.


[임승기 / 완주군 산불예방진화대장]

"낙엽층이 두껍고 또 침엽수림이 두꺼워가지고 잔불이 숨어있어요. 완전히 제거를 했는데도 잔불이 숨어서 다시 발화가 되거든요."


산림청 헬기 등 다섯 대가 투입됐고, 완주군은 전 직원이 동원되는 등 대규모 인력과 장비가 산불과 사투를 벌였습니다.


[유희태 / 완주군수(진화 지휘)]

"우리 전 직원들이 동원되고, 또 소방대원, 의용소방대까지 다 동원돼서 천여 명 이상이 잔불 마무리를 짓고 있습니다."


불이난 곳이 민가와 떨어져있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산림 3.2ha가 잿더미가 됐습니다.


[김아연 / 기자]

"유례없는 가뭄 속에 땅 위의 낙엽들은 이렇게 손을 대면 금방 바스러질 정도로 메말랐습니다. 낙엽층의 두께도 10cm 이상으로 워낙 두터워서, 그야말로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도내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70% 수준, 정읍과 남원 등 6개 시군은 이미 '기상 가뭄' 단계로 들어갔습니다.


[김은미 / 전주기상지청 예보관]

"약한 기상 가뭄은 최근 6개월 간의 누적 강수량으로 발표가 되는데, 평년 대비 65% 이하일 때 약한 기상 가뭄에 해당되고 현재 정읍, 남원, 임실, 순창, 고창, 진안이 약한 기상가뭄에 해당됩니다."


당장 초겨울부터 가뭄 지역이 더 확대되고, 산불도 더 자주, 더 큰 규모로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전라북도는 다음 달 15일까지를 산불 조심기간으로 정하고, 도와 각 시군 및 읍면동에 산불방지 대책본부를 설치해 비상 근무에 돌입했습니다.


또 산불의 70%가량이 입산자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내장산과 모악산 등의 8만여 헥타르를 입산 통제하고, 주요 등산로 84개 노선도 폐쇄했습니다.


MBC 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 함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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