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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직원 극단적 선택.."괴롭힘 신고했지만"
2023-01-25 4401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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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장수의 한 농협 직원이 2주 전 사무실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이 있었는데요, 


유족들은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이라며 진상 파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신고한 뒤에도 농협 측이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며 농협 측에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장수의 한 농협 직원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토로합니다. 


지난 12일 농협을 다니던 자식이 근무지 근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그동안의 피해 사실이 유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겁니다.


유서에 따르면 괴롭힘은 지난해 1월 직장 상사 A 씨가 발령받아 온 뒤부터 시작됐습니다. 


다른 직원들도 사용하는 인근 주차장을 이용하자 "어디 여기에 주차를 하냐"며 면박을 줬고, 보조금 업무 처리가 지연되자 "일을 못하니 징계위원회를 열어야겠다"며 말했다는 것, 


결혼을 일주일 앞둔 지난 9월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만큼 이 씨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뒤 지점에서 본점으로 이동됐지만 농협 측의 대처는 미흡했다고 유가족은 지적합니다. 


[이진 / 유가족]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서 격리를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정식 인사 발령도 없이 구두로만 총무계에 있으라고." 


유서에는 'A씨가 매일 본점으로 찾아와 뒷자리에서 웃었다'고 쓰여 있고 최근 다시 A 씨 사무실과 도보로 1분도 안 되는 곳으로 근무처가 변경되기도 했습니다. 


농협 측은 신고를 접수한 후 즉시 분리조치에 들어갔다며, 사무실을 다시 옮긴 것은 일시적인 조치였다고 해명합니다.


[A 농협 관계자]

"서류 정리를 위해서 미진했던 부분 정리를 위해 기회를 제공했다. (그곳에서) 감사 준비를 한 거다. 아무것도 안 돼 있었기 때문에 준비 시간을 준 거다."


한편 농협 측은 지난달 심의위원회를 열고 A 씨의 행위가 직장에서의 우위 등을 활용했다고 볼 수 있지만, 신체나 정신적 고통을 주지 않고 업무 외 지시는 아니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유가족은 A씨와 조합장 등 농협 관계자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고용노동부와 농협중앙회에 진정을 접수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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