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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에서 찾는 '감염병 정보'..."하수의 재발견"
2023-01-27 1643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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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상에서 쓰고 버린 '생활 하수'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하수 속에 잠재된 바이러스를 검출해 감염병 유행을 예측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건데요.


오염물질 덩어리로만 여기던 하수의 재발견,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임실군에 있는 공공하수처리장,


가정에서 흘러나온 하수가 모여드는 이곳에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채수통을 집어넣어 물을 길어올립니다.


채집된 생활하수는 다시 여러 작은 용기에 정성껏 나눠 담습니다.


[조수영 기자]

"고약한 악취를 내뿜는 하수이지만, 사람 몸에서 나오는 분비물처럼 이것도 하나의 검체로써 도시의 감염병 양상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연구원들의 발길이 향한 곳은 전라북도 보건환경연구원.


하수도에서 채취해 온 시료를 정밀분석하는 실험이 한창입니다.


쉽게 말하면 바이러스도 유전자를 가진 생명체여서 하수에서 유전자를 추출하고 바이러스 농도가 얼마나 높은 지를 알아보는 겁니다.


이곳에서 분석하는 바이러스는 코로나19와 겨울철에 유행하는 노로바이러스 등 32가지.


측정된 바이러스의 농도값을 보면 얼마나 많이 전파되고 있는 지도 역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도시 단위의 역학조사가 가능해진 겁니다.


[김천현 / 전북보건환경연구원 감염병진단과장]

"이거는 전주 지역에 있는 하수를 가지고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괏값을 보여주는 그림인데요.  이 정도 농도면 확진 환자가 500에서 6~700명 정도 매일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지난해 전주 공공하수처리장에서 가져온 하수로 실험해 봤더니 코로나19 바이러스 농도 측정값이 3월부터 폭증하던 확진자 추이와 비례하는 경향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연구원은 공공하수처리장과 인구밀집 지역, 대학병원 등 하수 채취구역을 정해 정기적인 감염병 정밀 감시에 나선다는 계획.


다만 완전한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기까지 숙제도 적지 않습니다.


[김천현 / 전북보건환경연구원 감염병진단과장]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가 유행하면 시민들에게 발빠르게 알리기 위해서 웹사이트 구축같은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해 전국의 하수처리장을 집중 조사해 메트암페타민과 엑스터시 등 불법 마약류 함유 여부를 적발해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등 '하수의 재발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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