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장애인의 이동 권리 어느 정도나 보장되고 또 개선되고 있을까요?
버스를 타기 전 터미널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히는 것이 현실인데요.
이용객 감소로 안내 인력까지 줄어 오히려 장애인 이동권은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3년 전 시행된 교통 약자 탑승 보조 서비스 법령도 현장에서는 "모른다"라는 답변뿐입니다.
이주연 기자가 동행해 봤습니다.
◀리포트▶
군산에 사는 시각장애인 윤승열 씨와 시외버스 터미널에 가봤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난관이 시작됩니다.
자동문 소리가 나는데 열리는지 닫히는지 알아채기 어려워 출입이 쉽지 않습니다.
[윤승열 / 시각장애인]
"표를 사야 되는데, 표를 사기 위해서 안에 들어가는 과정이 좀 복잡하고 불편한 부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직접 제가 가서 표를 사는 데까지 더듬더듬해서 가야 되고요."
"광주 가는 차 몇 시에 있어요?"
어렵사리 표를 산 뒤에 승강장에서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난관의 연속입니다.
[윤승열 / 시각장애인]
"터미널에 와가지고 버스를 타기 위해서 여기 앉아 있으면, 차 소리는 여러 곳에서 나기 때문에 이게 전주 차인지 광주 차인지 한눈에 알 수가 없으니까. 혼자서는 탈 수가 없습니다."
대게 토요일에 버스를 이용하는데 주말에는 창구 직원이 바빠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2020년 개정된 관련법에 따르면, 시외버스 운송 사업자는 시각장애인 등 교통 약자에게 '탑승 보조 서비스'를 반드시 제공해야 합니다.
하지만 터미널은 코로나 이후로 4명이던 창구 직원도 1~ 2명으로 줄이는 등 인력이 부족이 심각하다 보니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입장,
심지어 바뀐 시행령을 알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00 시외버스터미널 관계자]
"저희 모르는데? 몰랐는데. 어떤 때는 너무 타이트하면 손님한테 얘기하면 손님들이 잘 안내해 드려요."
3년이 지났지만 "몰랐다"라는 현장의 목소리, 바쁠 때는 승객들에게 탑승 보조 일을 넘기기는 일이 빈번합니다.
누구든지 이동할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에 장애인은 여전히 제외돼 있습니다.
[윤승열 / 시각장애인]
"혼자서는 탈 수가 없습니다. 반드시 누군가를 통해서 탈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권회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