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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상복구 한다더니..또 '불법 공사'
2023-03-21 1618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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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해 완주의 한 계곡에서 모 불교단체 관계자가 법을 비웃듯 환경을 훼손하고 있는 상황.. 저희는 여러차례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완주군은 불법임을 확인하고 원상회복 의지를 강하게 밝혔는데요. 8개월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복구는 커녕 또 다른 불법 공사가 벌어지고 있고, 완주군은 여전히 미적대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가 다시 현장을 찾았습니다. 


◀ 리포트 ▶

완주 경천면의 신흥계곡 불법 공사 현장,


지난해 여름, 종교단체 관계자가 종교단체로부터 땅을 빌려 진입로를 내고 대규모 흙 쌓기 공사를 벌인 곳입니다.


공사가 마무리되도록 손을 놓고 있던 완주군,


비판이 이어지자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8개월이 지난 뒤 현장을 다시 찾아가 봤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허현호 기자]

"적발 당시 설치된 통제선은 이렇게 색이 바랜 채 뽑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은 불법 공사가 진행된 모습 그대로 원상복구 되지 않고 있습니다."


4~5미터 높이로 쌓아놓은 흙과 산 비탈면을 깎아 3m 너비로 조성해 놓은 진입로도 그대로..


나무 뿌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하천을 막아 진입로를 낸 곳 아래쪽에는 무너져 내린 돌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인근 주민]

"많은 돈 가지고도 저렇게 좋은 환경을 인위적으로 만들 수는 없잖아요. 모든 사람들이 불법 행위라는 걸 아는데... 행정 위에 군림하고 있지 않나...."


이뿐만이 아닙니다.


불법 공사 현장에서 400미터 가량 떨어진 계곡, 


물길을 따라 산 비탈면을 깎아 3~4미터 폭의 도로를 새로 내놨습니다.


경사면에 있는 돌을 만져보니 흙과 함께 그대로 무너져 내립니다.


[이정현 / 전북환경운동연합]

"산 사면이 파헤쳐 져서 그대로 토석들이 하천으로 흘러들어가고 있고요. 또 제방이 무너질 지경에 있어서 홍수나 재해 등 여러 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


건물 공사를 위해 불교단체인 '대승불교 양우종'이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적으로 사찰 입구까지 진입로를 낸 겁니다.


지난달 말 완주군에 의해 적발돼 추가 원상복구명령이 내려졌지만, 양우종 측은 공사 현장 두 곳 모두 자신들이 직접 관여한 건 아니라며 공사가 끝나고 복구하면 그만이라는 입장입니다.


[양우종 관계자]

"공사 관계자분이 거기로 좀 트럭을 다니게 하려고 임시로 길을 냈나 봐요. 어떻게 알아요. 저희는 허가받고 공사를 하라고 의뢰를 한 것뿐인데...."


모두 7차례에 걸친 원상복구 명령과 3차례 고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또다시 자행된 불법 공사,


행정대집행도 불사하겠다던 완주군은 불법공사 당사자와 협의 중이라며 1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손을 놓고 있습니다.


[완주군 관계자]

"저희가 행정대집행 진행하려면 사전 통지하고 그런 행정절차들이 있는데, 그 부분을 이제 검토 중에 있고...."


"버티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선례를 남기는 것은 아닌지, 말뿐인 엄정 대응에 불법 공사는 버젓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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