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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중앙버스차로' 추진..막대한 예산, 불편 논란도
2023-06-09 1138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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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내버스가 도로 중앙의 전용 차로를 달리는 모습을 서울이나 부산에서 볼 수 있는데요.


전주시가 이런 '간선급행버스 체계', 이른바 BRT의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버스의 편의성을 높여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인다는 계획인데, 자칫 불편만 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교차하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 시내의 한 도로, 중앙선 옆 전용 차로를  버스가 줄지어 달립니다.


승객들은 도로 한가운데에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에 타고 내립니다.


지난해 12월 개통된 중앙버스전용차로, 이른바 BRT 시스템인데, 전주시가 도입을 추진합니다.


전라북도가 BRT 개발 계획을 공고한 데에 이어 전주시도 올해 안에 설계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 겁니다.


오는 2025년까지 기린대로 10.6km 구간에 전용 차로와 정류장을 설치하고, 2030년까지 백제대로와 송천중앙로 일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시내버스 노선의 신속성과 정시성을 확보해 시민들이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백미영 / 전주시 버스정책과장]

"타 지자체 도입 사례를 보면 오히려 상권이 활성화되는 도시재생 효과도 기대가 되고, 미세먼지, 소음, (환경) 비용 발생을 억제함으로써...."


하지만 기린대로에만 412억 원의 사업비가 드는 대규모 사업인데다 기존 승용차 이용자의 불편이 예상될 수밖에 없다 보니 우려도 나옵니다.


전주시 용역 결과를 보면, 버스의 평균 통행 시간은 기존 33분 40초에서 29분 50초로 고작 4분 40초 단축됩니다.


전용 차로를 확대한다고 해서 기존 승용차 운전자들이 시내버스로 옮겨갈 것이라는 건 막연한 기대라는 해석입니다.


전주시 교통 문제의 핵심은 출퇴근길 타 시군을 오가는 구간의 교통 체증인데, 지역 실정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장태연 교수 / 전북대 도시공학과]

"(서울, 부산 등) 이런 도시들을 보면 주로 광역 BRT에요. 도시 내부의 BRT가 아니거든요. BRT 들어가는 예산에 조금이라도 버스 대수를 늘려서 환승을 적게 하고 한 번에 갈 수 있는 버스, 이런 것을 오히려 더 확대시키는 것이...."


전주시는 통행시간 절감에 환경비용 감소로 비용 대비 편익이 1.9배에 달하는 데다, 시내 교통량의 꾸준한 증가로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환경단체는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며 아쉽다는 반응입니다.


교통 체계의 방향성을 전환하는 사업인 만큼 안착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협조와 공감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겁니다.


[문지현 사무처장 / 전북환경운동연합]

"그냥 설렁설렁하는 공론화 과정으로는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는 어렵고요. 이 BRT라고 하는 문턱이 높기 때문에, 자동차 중심의 사고방식이 아니라 대중교통의 중요한 점을 보면서 공론화 과정을 잘 들어가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자칫 교통 불편만 가중시키는 것은 아닌지, 기대 효과에 대한 세밀한 검증과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조성우, 함대영

그래픽: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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