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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미 많이 아팠구나" 서이초 교사 부친 편지에 '울음바다'
2023-07-31 813
이정용기자
  jylee@jmbc.co.kr

사진출처 : 오마이TV

서이초 교사 사건으로 교사의 죽음을 추모하며 교권 보호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주말 도심 집회에서 교사 부친이 자필로 쓴 편지가 공개됐습니다. 


지난 29일, 교사들의 자발적 모임인 '전국교사일동'은 교권 침해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며 정부 서울청사 인근에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집회는 서이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 A 씨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습니다.


이어진 추모 영상에서는 A 씨 부친이 딸에게 남긴 짤막한 편지가 공개됐습니다. 


A 씨 부친은 "이쁜 딸내미와 함께한 지난 세월이 아빠는 행복했는데 딸내미는 많이 아팠구나"라며 "지켜주지 못한 못난 아빠를 용서해다오"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그는 "부디 그곳에서도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곳이 너의 희망이 되기를 간절하게…"라며 편지를 끝맺었습니다. 


A 씨 부친이 직접 손으로 써 내려간 편지가 공개되자 집회 현장 곳곳에서는 동료 교사들의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선생님의 소식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며 "오래 일하려면 혼내지 마세요, 못 본 척하세요 등 동료 선생에게 이런 못난 조언을 건네는 상황이 슬프다. 2023년은 교육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해가 돼야 한다. 이 집회가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2년 차 초등교사였던 A 씨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 씨는 사망 직전 한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학교 측에 상담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숨진 교사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학교에 총 10차례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유족들은 명확한 진상규명과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A 씨 유족들은 입장문을 통해 "경찰은 사건 본질을 조작했고 학교에서는 사건의 핵심 내용을 은폐했다"며 "이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관계 기관에서는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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