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참 좋다] 전주MBC 2025년 06월 18일](/uploads/contents/2025/06/f1e2522f15ce3a06a9e79687d401a82b.png)
![[전북이 참 좋다] 전주MBC 2025년 06월 18일](/uploads/contents/2025/06/f1e2522f15ce3a06a9e79687d401a82b.png)
[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장애가 심해 이동 시 누울 수 있는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장애인들이 별안간 장애인 콜택시를 탑승하지 못하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2년 전에는 이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있었지만, 이행 준비가 소홀해지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종일 바닥에 누워 생활하는 와상 장애인의 4박 5일 제주도 여행 도전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철규',
일반 휠체어와는 사뭇 다른 형태의 특수 제작된 전동 휠체어를 입으로 조종하며 종횡무진하는 선철규 씨가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선철규 / 영화 '철규' 중]
"(바다 위에) 둥둥 뜨는 게 진짜 재밌었어. 다음번에 기회 있으면 한 번 더 해보고 싶어."
하지만 이 같은 다짐을 당분간은 지킬 수 없게 됐습니다.
제주도 여행 중 주요 이동 수단으로도 활용됐던 장애인 콜택시를, 다음 달부터는 이용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겁니다.
심지어 한 달에 2, 3번씩은 방문해야 하는 병원이나 기차역도 방문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선철규]
"솔직히 버스 타기가 만만치는 않거든요. 시민들도 많이 도와주시기는 하지만, 일단 기사님들이 별로 안 좋아하셔서.. 힘들죠. 아무래도."
지난 2023년 헌법재판소는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에 표준적인 휠체어 이용자만 탑승할 수 있게 한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고,
특수 휠체어를 타는 와상 장애인도 활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차량 기준을 마련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2년 가까이 지지부진했던 시행규칙 개정 작업은 지난해 연말에서야 완료됐고,
최근까지 관행적으로 차량 이용이 가능했던 철규 씨와 같은 장애인들은 갑자기 콜택시 이용이 가로막힌 겁니다.
[전주시설공단 관계자]
"이런 부분은, 비표준 휠체어는 문제가 있으니까 계도하는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 통화를 하다 보니까 정부 차원에서 입법예고 기간에 있습니다. 그 얘기를 해서 저희도 그걸 인지를 한 거예요."
와상 장애인들을 위한 차량은 올해 말이나 돼야 순차적으로 도입될 전망으로, 수요 조사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상당수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울산과 충남 등 일부 지역은 사설 구급차 비용 지원을 임시방편으로 꺼내들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내부적인 절차가 있고 막, 입법예고하고 그러다 보니까 6개월 이상 또 소요되더라고요. 그런데 또 (규칙) 개정도 안된 와중에 '차를 개발을 하세요'라고 하는 것도 불합리한 행정이어서.."
전주시 역시 특수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위한 임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뒤늦게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지만,
이동권을 제때,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장애인들은 차별과 좌절로 점철된 현실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
영상제공: 미디어나무주식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