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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맞아 성묘를 하러 갔는데
가족이나 친지 묘가 사려졌다면
어떤 심정일까요?
전주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어찌 된 사연인지
한범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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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 부모님 산소가 있는 이희권 씨는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러 왔다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지난 설 명절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부모님 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겁니다.
◀INT▶ 이희권 (전주시 삼천동)
벌초하러 술이랑 물이랑 다 가져왔는데... 와서 보니 이렇게 생겼으니 얼마나 황당하겠어요.
관할 구청에 알아보니 부모님 묘는 무연고로 분류됐고, 유골은 이미 두 달 전 화장돼
김제의 한 사찰로 옮겨져 있었습니다.
납골당 한 구석에서 부모님의 유골함을
발견한 이 씨는 오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INT▶ 이희권 (전주시 삼천동)
아이고... 아버지 어머니가 지금 여기 같이
있다는 얘기 아니예요. 지금 이게... 세상 천지에...
50여 년 전 땅 주인에게 보상을 하고
묘를 썼는데, 땅 주인이 여러 번 바뀌면서
이 씨와 연락이 끊기는 바람에 무연고 묘로
처리됐다는 겁니다.
올해 초 새로 바뀐 땅 주인은 관련법에 따라
무덤을 없애기 넉 달 전부터 묘 주인을
찾는다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연고자를 수
소문했다며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SYN▶ OO 부동산 (땅 주인 대리인)
(연고자를 찾는) 플래카드도 붙였고... 연락해서 그 때 해결하셨어야지. 법에 의해서 우리가 4개월 이상, 5개월 가까이 (공지) 해왔는데, 그 양반이 안 나타나셔서...
반면 이 씨는 묘를 쓴 뒤 50년이 넘도록
아무런 연락도 받은 적이 없고 아무 문제도
없었다며, 땅 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부모님 묘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죄책감은 이 씨에게
지우기 힘든 상처로 남았습니다.
MBC 뉴스 한범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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