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5(화)책방에가다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오늘이 6.25 전쟁이 발발한 지 69주년 되는 날. 관련된 책들이 여럿 출간됐습니다.

첫 번째 책은 한국어 제목이 이런 전쟁(플래닛미디어)’입니다. 영어로 ‘this kind of war’ ,

제목에서 야 이런 것도 있더라혀를 끌끌 차는 느낌이 전해지기도 하는데요.

책을 쓴 사람은 미국의 역사저술가이자 6·25전쟁 참전용사인 T. R. 페렌바크라는 인물이에요.

6·25전쟁이 끝나고 약 10년 후인 1963년에, 참전했던 미 장병들의 생생한 증언과 공식 기록, 작전계획, 전문, 일기, 역사 기록물, 회고록, 신문 등 방대한 자료들을 모으고 세밀한 검증을 거쳐 8백여 페이지의 전쟁사를 펴냅니다

이후 이 책은 미 육군사관학교와 미 육군 지휘참모대학의 필독서로 지정됐고 오늘날에도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6·25전쟁을 다룬 '최고의 책'으로 손꼽히고 있어요.

?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게 전쟁이라는 엄청난 일을 해버렸는지,

총체적인 패착을 보여주는 전쟁이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남침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무시했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고, 중공군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판했고, 싸울 의지조차 없었고...

책은 그러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전쟁으로 미국과 미국민에 얼마나 큰 상처를 줬나 돌이키지만,

정작 울화통이 터지는 건 한국민이죠. 남의 땅에서 이런 전쟁으로 남긴 상처는 얼마나 큰가,

아직 종전은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런 생각이요. 69년 전 전쟁에 대한 복기이지만,

지금도 한반도의 운명에 미국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눈 부릅뜨고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두 번째 소개할 책은, 미국 전쟁문학 전문가인 정연선 육군사관학교 명예교수가 쓴 잊혀진 전쟁의 기억(문예출판사)’입니다.

한국전쟁을 다룬 미국 소설 70여 권을 분석했어요.

저자에 따르면 한국전쟁은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전쟁이라 주목을 끌지 못했다네요

전쟁의 성격도 정의 구현세계의 질서도 아니고 분명하지 않아서 '작은 나라의 내전'정도로 치부됐다는 거죠

앞서 소개한 이런 전쟁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죠.

얕봤기 때문에 무시했고 무방비했고 오판했다는. 미국 작가들은 작품 속에서 '우리는 왜 들어보지도 못한 극동의 조그마한 나라에 와서 싸워야 했는가' ‘한국전쟁이 과연 싸울 가치가 있는 전쟁이었는가질문을 던지는데요. 결과적으로 지구촌에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를 만들어낸 전쟁,

그래서 역설적으로 전 세계에 결코 잊혀질 수 없는 전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헬로 코리아’(눈빛출판사)1953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국전에 측량병으로 참전했던 미군 병사 루퍼트 넬슨이 찍은

당시 전쟁으로 황폐해진 우리 국토를 담은 100여 장의 사진집입니다

이 사진들 어디 즈음에 우리 부모님들의 어린 시절이 있겠다 싶은데요. 루퍼트는 전쟁으로 굶주리는 한국 어린이들의 참상을 보고 농업전문가가 되었다는 후일담도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