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7(화) 책방에 가다

소개해주실 책은?

이 책은 무엇일까요? 백과사전에서 소개한 내용입니다. 

‘다양한 인간 군상을 탐구한 영국 최고의 풍자 문학, 인간 증오의 정신과 비범한 착상으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부패와 탐욕과 폭력이 난무하는 문명사회를 비판하고 인간의 본성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덧붙이자면 출간 당시 익명으로 나와야 했고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었습니다. 

바로 <걸리버 여행기>입니다. 

 

<걸리버 여행기>라고 하면 애들 동화책,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원작을 제대로 읽으면 두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문학책이라고 하거든요. 

요즘 여러 가지 우리 사회에 비춰볼 부분들도 있고 해서 최근에 나온 원작 완역본을 소개해드릴까 해요. 

<걸리버 여행기>가 그간 동화 못지않게 완역본도 여러 번 출간돼왔는데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1부가 릴리펏(소인국) 여행기, 2부는 브롭딩백(거인국) 여행기, 3부부터는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 4부가 후이늠국(말의 나라) 여행기.. 원작은 이렇습니다. 

소인국에서, 기억하실 지는 모르겠는데, 출세를 하려면 줄타기를 잘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죠. 

왜냐하면 왕이 줄타기를 좋아해서 능력은 없어도 줄타기만 잘하면 출세가 가능하니까요. 

이게 당시 영국의 정치 현실을 풍자한 것인데, 이런 은유는 3, 4장에 비하면 장난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 3부 라퓨타 섬에서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왕의 대신들은 모두 기억력이 짧다. 

그러니까 총리대신을 만나고 물러나올 때는 대신의 코를 비틀거나 배를 걷어차거나 티눈을 밟거나 해서 감정을 상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잊어버리지 않는다. 다시 만날 때 이런 동작을 반복하라’ 4부 말의 나라에 가면, 말이 나라의 주인이고 노예는 ‘야후’라고 부르는 사람입니다. 

말의 모습을 한 주인들은 모두 높은 지성과 자제심과 예절을 갖추고 있는 뛰어나고 아름다운 존재인데, 

인간의 모습을 한 ‘야후’는 성적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고 추한 행동을 일삼죠. 

그 비유와 상징을 짧은 시간에 다 표현을 할 수는 없지만 1700년대 이야기가 2019년에도 그대로 비춰보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서점 가시면 아이들 동화 말고 원작 완역본을 꼭 사서 읽어보세요. <걸리버 여행기>가 이렇게 도전적이고 상징적이었어? 아마 신선한 독서가 될 겁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김진명 소설가의 대표작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시공간을 2019년으로 옮겨 만화로 재탄생했습니다. 

제목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문재인 대통령이 제74주년 광복절에서 인용한 남강 이승훈 선생의 말이 떠오르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한반도 핵개발 미스터리를 담아낸 작품으로 1993년 출간돼 오랫동안 독자의 사랑을 받았는데요. 

신간은 독도 전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특이한 이력을 지닌 우리 지역 작가들의 신간이 눈에 뜨이네요. <이렇게 된 이상 마트로 간다>는 다니던 정유회사를 그만두고 

군산에서 마트 창업으로 성공한 김경욱씨가 자신의 생생한 체험기를 담고 있습니다. 창업 예정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봄과 봄 사이>는 전주에서 검도장을 운영하는 김상중씨가 펴낸 로맨스 소설입니다. 검도 쓰고 글도 쓰고.. 

두 책 모두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