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과농사는 풍년이지만 농민들은
걱정이 더 크다고 합니다.
수확철 불어온 태풍 등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사과값이 폭락했기 때문인데
조생종 홍로 사과의 주산지인 장수에서는
농가들이 적재투쟁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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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군청 앞 광장에
사과박스를 싣고 오는
트럭이 쉴 새 없이 이어집니다.
경매시장에서 제값을 못 받은 농민들이
자치단체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선 건데
사과 박스 수천 개가 군청사를 막아서며
거대한 벽을 이뤘습니다.
◀INT▶ 박용귀 / 전북 장수군 장계면
"귀농해서 살고 있는데 여기에 계속 상주하며 농사를 지어야 하는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가격 메리트가 없고."
◀INT▶ 최연수 /장수사과 비상대책위원회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1단계는 이렇게 진열하는 정도로만, 2단계는 각 공판장에 투쟁해서 불매운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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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지난 추석 차례상에 올랐어야 할 사과들인데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이제는 인건비도 부담돼 수확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건데, 이렇게 버려지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장수지역 천여 농가의 홍로사과 수확량은
약 3만여 톤, 지난해보다 30퍼센트나
늘었습니다.
추석은 빨라진 데다 연휴기간이 짧았고
여기에 불청객 태풍으로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소비시켜온 지역축제마저 취소돼
타격이 컸습니다.
결국 남은 물량은 경매시장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가격이 폭락한 겁니다.
◀SYN▶ 장수사과 영농조합 관계자
"10킬로그램 다섯 상자에 만오천 원.. 이렇게 되면 생산비용이 자체가 안 나오는 거죠. 출하 의미가 없는 거죠."
현재 10 킬로그램짜리 사과 한 상자의
경매가는 1천 5백 원에서 2천 원 안팎
오히려 포장 비용이 더 드는 게 현실입니다.
홍로사과는 십 수년간 지역경제를 견인해온
효자 상품이었기에
갑작스러운 가격 폭락은
자치단체 역시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INT▶ 김경용 / 장수군청 농축산유통팀장
"대비되는 예산은 없고, 저희들이 최대한 직거래장터나 (사과)즙으로 전환할 수 있게.."
당장 이달 말부터는 중생종 사과인
하니 품종의 수확까지 앞두고 있어
농민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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