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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끊어진 '생명줄'..법적 기준도 없어
2021-06-23 223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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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철거 작업을 하다

추락해 숨진 60대 노동자의 사고 영상을

취재진이 입수했습니다.


유일한 생명줄이었던 낡은 밧줄이

순식간에 끊어져 추락을 막지 못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는데,


어떤 재질로 얼마나 하중을 견뎌야 하는지,

기준조차 없어 노동자들은 강도를 알 수 없는

일반 밧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건물과 타워크레인을 연결하는

비좁은 철제 구조물 위에

노동자 2명이 올라 서 있습니다.


60살 한 모 씨가

안전고리를 수평구명줄에 연결한 채

왼쪽으로 걸어가는 순간


구조물이 휘청하며 움직이고

한 씨가 중심을 잃습니다.


그 순간 수평구명줄이 끊어지면서

한 씨는 건물 5층 높이, 20m 아래로 떨어져

결국 숨졌습니다.


영상엔 한씨가 추락하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한 씨와 다른 노동자들은 의지할 건

생명줄로 불리는 '수평 구명줄' 뿐이었지만,


현장에 설치된 밧줄은 한 씨의 몸무게 조차

지탱하지 못하고 끊어져 버렸습니다.


문제는 이런 현장이 비일비재하다는 겁니다.


최동주 부위원장/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추락 방지망 등을) 설치할 수가 없습니다. 작업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높게는 100미터 이상 (위)에서 일을 하세요. 안전벨트 하나에 의지해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위험한 사고를 당할지 모르는....


현장에서 발견된 구명줄은

검게 변색되고, 끝이 갈라져

처참하게 끊어졌습니다.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낡아버린,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냥 밧줄이었습니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관계자

지금 현재는 PP 로프로 알고 있거든요. 일반 시중에서 파는 로프인데... 부착 설비(구명줄) 용이라고 따로 만든 제품들은 없어요.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인증을 받아야하는

안전대와는 달리,


수평구명줄은 '안전하게 고리를 걸 수 있도록

설치해야 된다'는 느슨한 규정만 있을 뿐,


하중을 얼마나 버텨야 하는지,

어떤 재질로 얼마나 두껍게 만들어야 하는지

법적 기준조차 없습니다.


타워크레인이 아닌 일반 공사현장에서 적용되는 고용노동부 지침엔 구명줄의 지름과 인장강도 등의 규정이 있지만 이 역시 권고사항일 뿐,

이를 어겼다고 해도 처벌까진 어렵습니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관계자

구체적으로 (하중 기준이) 몇 킬로그램이다, 그런 것은 조금 명확하게 나와 있는 부분이 없어서, 그 부분은 저희가 검토를 하고 혹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을 할 예정이겠고요.


과연 안전할 지,

확인조차 되지 않은 낡은 밧줄에

생명을 걸고


노동자들은 오늘도 위험천만하게

고공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겁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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