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여주는 남자, 조지훈 쌤이 <정희>가족께 드리는 글

2012년, 12월 15일 토요일이었어요.
 
매주 토요일, <정희> 3-4부에 찾아오는 남자~!
<정희>의 유일무이한 프로그래머, 조지훈 쌤이
우리 <정희>가족들께 지난 방송 때 꼭 읽어 드리고 싶다며,
준비해 오신 글인데 시간이 부족해서 못전해드렸어요.
그래서... 여기에 남겨둡니다.
 
사랑하며 살아요, 우리... 그게 바로 해피엔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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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시간이 흐른다는게 위안이 된다.
누군가의 상처가 쉬 아물기를 바라면서...
또 가끔 우리는 행복이라는 희귀한 순간을 보내며
멈추지 않는 시간을 아쉬워 하기도 한다.
 
어떤 시간은 사람을 바꿔 놓는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랑은 시간과 함께 끝나고
어떤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드러나지 않는다.
언젠가 변해버릴 사랑이라 해도 우리는 또 사랑을 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처럼...
시간이라는 덧없음을 견디게 하는 것은 지난 날의 기억들...
지금 이 시간도 지나고 나면 기억이 된다.
산다는 것은 기억을 만들어가는 것.
우리는 늘 행복한 기억을 원하지만 시간은 그 바램을 무시하기도 한다.
 
행운과 불행은 늘 시간 속에 매복하고 있다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달려든다.
우리의 삶은 너무도 약하여서 어느날 문득 장난감처럼 망가지기도 한다.
언젠가는 변하고, 언젠가는 끝날지라도...
그리하여 돌아보면 허무하다고 생각할 지라도...
우리는 이 시간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슬퍼하고 기뻐하고 애닳아 하면서...
무엇보다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고통으로 채워진 시간도 지나고...
죄책감 없이는 돌아볼 수 없는 시간도 지나고...
희귀한 행복의 시간도 지나고...
기억되지 않는 수많은 시간을 지나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우리는 가끔, 싸우기도 하고, 가끔은 격렬한 미움을 느끼기도 하고,
또 가끔은 지루해하기도 하고, 자주 상대를 불쌍히 여기며 살아간다.
시간이 또 지나 돌아보면....
이때의 나는 나른한 졸음에 겨운듯 염치없이 행복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가 내 시간의 끝이 아니기에
지금의 우리를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 드라마 "연애시대"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