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1(화)책방에가다

오늘은 12월에 어울리는 따뜻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을 들고 왔습니다. 

중국계 미국인 소설가 켄 리우(42)의 단편 선집 <종이 동물원(황금가지)>인데요. 

대표작 ‘종이 동물원’을 비롯해 중·단편 소설 14편이 담긴 책입니다. 

켄 리우는 미국에서 지금 가장 주목받는 SF환상문학 작가로 손꼽히는데요. 

SF소설이라고 하면 흔히 우주선이 나오고 외계인이 나오는 미래 세계를 떠올리지만 켄 리우의 소설은 좀 다릅니다. 

읽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나는 애수가 담긴 SF라고  할수 있습니다. 

 

먼저 표제작인 ‘종이 동물원’을 볼게요. 주인공의 어머니는 문화대혁명의 박해를 피해 가사 도우미로 미국에 온 중국인이었습니다. 

미국인 아버지는 결혼 정보 카탈로그를 보고 어머니를 선택했는데, 영어를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는 어머니, 하지만 그녀에게는 특별한 한 가지가 있었어요. 

종이를 접어 동물을 만들고, 숨을 불어넣으면 살아 움직였던 거죠. 

어린 시절의 나는 어머니가 만들어준 종이 동물들, 특히 종이호랑이를 무척 아꼈는데요. 

하지만 성장하며, 동양인의 눈을 갖게 한 어머니의 모든 것을 싫어하게 됩니다. 

어머니가 만들어준 동물은 모두 상자에 넣어 치웠고, 영어로 말하지 않는 어머니에겐 대꾸조차 하지 않구요. 

그렇게 성년이 될 때까지 어머니를 외면하며 자랐는데, 어머니가 암으로 사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종이호랑이가 주인공 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종이호랑이의 접힌 면에는 어머니의 편지가 있었는데, 그녀가 들려주고 싶어 하던 오랜 이야기가 적혀 있던 거죠.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와 ‘대리사회’ 의 저자 김민섭씨가 이번에는 ‘가훈’부터 ‘교훈’과 ‘사훈’(社訓) 등 ‘훈’에 담긴 시대를 이야기합니다. 

제목은 <훈의 시대>, 김민섭씨가 전국 149개 공립여자고등학교와 168개 공립남자고의 교훈을 살펴본 결과 여고의 경우 ‘순결’과 ‘정숙’, 

남고는 ‘단결’과 ‘용기’ 순으로 빈도가 높았다는 믿지 못할 얘기가 눈길을 끕니다. 아동문학가 김자연씨가 동시집 <피자의 힘>을 냈습니다. 

그동안 잡지 등에 발표한 작품 중에 먹을거리, 음식과 관련된 동시들을 모았는데요. 

초등학교 4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린 동시도 있네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이렇게 먹는 것으로 길러보면 좋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