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8(화) 책방에 가다

 소개해주실 책은?

올 한 해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 하나둘씩 떠올려볼 때인데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 중 하나가 수제쿠키 사건이었죠. 유기농이라고 해서 비싸도 찾아 구매했는데 알고 보니 대형마트에서 사다가 포장만 바꿔 판 거더라... 

이 사건으로 인해서 유기농, 친환경이라는 이름을 단 상품들을 다시 보는 움직임도 일어났습니다. 

내 몸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미래 세대를 위해서, 또 지구를 위해서 이왕이면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잖아요. 

오늘 소개할 책이 바로 이런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독일의 기자 출신 환경운동가 카트린 하르트만이 쓴 <위장환경주의(에코 리브르)>입니다. 

 

부제가 ‘그린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에요. 환경을 교묘하게 이용해 이윤을 추구하는 다국적 기업과 일부 민간단체의 민낯을 집요하게 추적해 분석하는 책입니다. 

요즘에는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과 발맞춰 기업들도 포장이나 이용방법 등에 친환경-그린을 도입했다고 홍보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바로 그 그린이라는 이름 뒤에 기업이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나 그걸 폭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한 캡슐 커피 회사는 커피를 뽑은 캡슐을 따로 수거할 수 있게 해서 소비자들이 마치 환경에 기여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데, 

이 캡슐 커피 때문에 알루미늄 쓰레기가 연간 최소 8000t씩 쏟아져 나온다는 사실이나 과연 이중 얼마나 제대로 수거돼서 재활용되고 있는지는 속인다는 거죠. 

이런 사례들이 책 속에 가득합니다. 

 

실제로 이 책은 <더 그린 라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와 내용을 같이 합니다. 

<플라스틱 플래닛>이라는 제목 들어보셨죠? 

이 영화를 만든 ‘베르너 부테’ 감독이 새 영화 <더 그린 라이>를 만드는데 카트린 하르트만이 시나리오와 취재에 참여하고 출연도 한 거에요. 

그 내용 중 일부를 추려서 책으로 펴낸 거죠. 저도 장바구니와 휴대용 컵을 늘 갖고 다니지만, 

이 책을 보면서, 친환경적인 제품을 구매해서 윤리적인 소비를 한다고 생각했던 게 착각이었구나, 

진짜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려면 해야 할 일이 훨씬 복잡하고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누가 착한 척하면서 뒤로 나쁜 짓 하면 기분 나쁘잖아요? 

우리가 과연 어떤 거짓말에 속고 있는지 호갱님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21세기의 연암 박지원으로 불리우는 인류학자 공원국 작가가 첫 장편소설 <가문비 탁자>를 펴냈습니다. 

티베트와 중국 내륙이 만나는 가상의 도시 '강녕'을 배경으로 지진 위에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인데요. 

이 책의 수익금은 탄광으로 오염된 키르기스스탄 사리모골 마을을 생태마을로 바꾸는 ‘파미르 생태마을 프로젝트’에 쓰인다고 합니다. 

 '장마', '완장'의 윤흥길 작가가 20년 만에 5부작 대형 장편소설 '문신'을 출간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권 이어지는 장편은 오랜만이라서 반가운데요. 3부가 먼저 나왔고 나머지 2부는 내년에 이어진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