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3(화) 책방에 가다

소개해주실 책은?

아시다시피 모레가 제74주년 광복절입니다. 

올해는 한일 갈등이 어느 해보다 극심한 때라 광복절의 의미가 더욱 새롭게 다가오는데요. 

이 시간에도 광복절을 맞아서 그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책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한국 사회학계의 거목으로 통하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쓴 ‘탈바꿈(중민출판사)’입니다. 

 

이 책의 부제가 ‘한반도와 제2의 광복’입니다. 우리는 한 번 광복을 이뤘지만, 다시 한 번 제2의 광복을 도모해야 할 때다, 이런 주장인데요. 

문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광복이란 무언가를 빛나게 되찾는다는 뜻이죠. 

이 책은 백범 김구 선생의 뜻을 이어받자면 ‘제2의 광복’은 곧 ‘평화’를 의미한다고 이야기합니다. 3·1 독립선언에 담긴 뜻을 헤아린다면 

그것은 동북아의 새로운 공동체 건설을 가리키면서, 동시에 “회복적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다, 

말이 좀 어렵죠. 한일관계에 비춰보면 ‘일본의 과오에 준엄하게 맞서 싸워야 하지만, 일본이 겪었던 상처를 우리가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이 제2 광복의 길’이라는 겁니다. 

지금 아베 정권이 적반하장으로 나서면서 경제 전쟁을 선포한 마당에 뭘 이해하고 포용하라는 건지 일단은 심리적인 거부감이 들면서 

이게 3.1독립선언서에 담긴 뜻이라구? 그래서 3.1독립선언문도 새롭게 찾아서 꼼꼼히 읽어봤어요. 

 

저도 그래서 새롭게 읽어봤더니, ‘우리가 할 일은 우리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지 남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이해가 다른 두 민족 사이에 화해할 수 없는 원한이 생겨나고 있다. 

과감하게 오랜 잘못을 바로 잡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여는 것’, 

또 ‘오늘 우리 조선의 독립은 ~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의 중요한 부분인 동양 평화를 이룰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런 문장들이 들어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까 정작 이 책 ‘탈바꿈’보다 ‘독립선언서’에 대해 더 많이 언급한 모양새가 됐는데요. 책 제목인 ‘탈바꿈’이란 개념 자체는 좀 어렵습니다. 

그런데 한일 관계에 대입해서 설명한 부분에서는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고, 새로이 생각하고 토론할 장이 될 수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일화에도 큰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데요. 김 전 대통령의 평화 사상이 이런 것이었구나, 새삼 감탄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김구의 광복이 김대중의 평화까지 이어지는 맥락을 보면 찌릿하게 소름이 돋기도 해요. 3.1절을 맞아서 한 권의 책을 읽는다면 이 책이 어떨까 권해드립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백범 김구 선생의 일생을 소설로 풀어낸 작품이 나왔네요. ‘미실’로 유명한 김별아 작가가 ‘백범, 거대한 슬픔’을 출간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흔히 알려진 우리 음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책 황광해 음식평론가의 ‘한식을 위한 변명’, 

이 책을 보니 일제가 우리 한식을 얼마나 왜곡했는지 그동안 속아온 게 한탄스럽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