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커피

여성시대 오랜 팬이지만 사연은 처음 올려봅니다. 글쏨씨가 없더라도 작가님이 잘 다듬어주셔요^^

서신동에 사는 50대 주부 김현주라고 합니다.

올해 팔순되신 울 친정 엄마 이야기예요.
지난달 입원 하셨을때 병원 1층 까페에서 너무도 향긋한 냄새가 나서 당신도 모르게 이끌려 들어가셨대요.
알바생한테 “아가씨 이 냄새가 뭐여~? 나 한잔 줘봐”
하니까 웃으면서 커피 한잔을 주더래요.
병실로 올라와 기대를 품고 한모금 홀짝~ 으엑!! 세상에 마상에 냄새는 그렇게나 좋았는데 사약같이 너어무 쓰더래요.
처음이라 그런가?? 다시 한모금~ “워메...쓴거!!!”
아까워서 온종일 씨름을 하다가… 결국 버리셨대요.

그리고 어제, 제가 친정에 커피와 디저트를 사갔거든요.
“엄마도 드셔봐. 내가 좋아하는 커피야”
나눠 드렸더니
“야야 이거야!!!!! 내가 병원에서 맡았던 그거다. 이거 이름이 뭐냐~”
하셔서 “헤이즐넛 라떼야”
“뭐 해줄? 이름 어렵기도 하네” 하시더라구요?
여러차례 한글자씩 알려 드려도 금방 잊으시길래 난감하던 차에…
베란다 밖으로 노을이 보이는데 퍼뜩!

“엄마! 해질녘 라떼 해봐”
……

이제 절대 안잊으시겠죠?
참고로 병원에서 마신건 라떼가 아니라 드립커피였으니 울 엄마 입맛에 안맞을만 했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