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9(목)장승호교수의 마음지킴이

Q: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오셨나요?

A: 네, 오늘의 주제는 [알아두면 쓸모있는 항우울제]로 정해보았습니다. 

보통 우울증이 시작되면 우울한 기분과 함께 피로감이나 수면장애, 식욕저하 같은 신체증상이 흔히 나타나구요. 

사고력이나 집중력도 떨어집니다. 일반적으로는 상담과 함께 약물치료가 병행될 때 이러한 우울증상은 가장 빠르고 또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환자분들을 만나다보면 항우울제와 관련된 정보가 부족하고, 약물에 대한 많은 오해들이 있기 때문에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가 늦어지면 우울증상이 더 심해지고, 더 오래 지속되구요. 회복된다고 해도 재발의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Q: 요즘 TV 건강프로그램을 보면 우울증에서 신경전달물질이 중요하다고 하던데, 신경전달물질이 무엇인가요?

A: 네. 신경전달물질은 우리 뇌 속에서 다양한 신호들을 전달하는 일종의 알갱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우리 뇌 속에는 다양한 종류의 신경전달물질과 함께 이들에게 딱 맞는 모양을 가진 수용체가 있는데요. 

뇌 속을 떠돌아다니는 신경전달물질은 마치 크기가 맞는 건전지를 넣어야만 전구에 불이 켜지는 것처럼 자신에게 딱 맞는 수용체에 정확히 붙을 때 고유의 기능을 발휘합니다. 

 

Q: 우울증에서는 도파민이나 세로토닌을 늘려야 한다는 말도 있던데요?

A: 네, 그렇습니다. 우울증은 여러 신경전달물질 중에 특히 감정을 담당하는 물질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감정을 담당하는 물질로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대표적인데요. 보통 도파민은 긍정적인 기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족할 경우 행복감, 즐거움, 자신감을 떨어뜨립니다.

반면 세로토닌은 부정적인 기분에 영향을 미쳐서 부족할 경우에 죄책감, 공포, 불안, 공격성 등을 증가시키죠. 

이러한 물질들이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이들의 조합으로 우리의 기분이 결정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Q: 뇌 속에 있는 물질들이 기분을 결정한다는 것이 신기한데요. 그렇다면 항우울제는 어떻게 우울증을 호전시키나요 ?

A: 네, 항우울제가 우울증을 치료하는 기전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먼저 복용 초기에는 다양한 스트레스로 인해서 고갈되어 버린 신경전달물질이 더 이상 부서지지 않도록 보호해서 이들의 농도를 원래 상태로 복구시킵니다. 

비유하자면 건전지가 방전되서 꺼져 버린 전구에 새로운 건전지를 넣어서 다시 불을 켜는 것이죠. 

다음으로 항우울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신경전달물질 뿐만 아니라 이들과 짝을 이루는 수용체에도 영향을 줍니다. 

비유하자면 전구 자체를 업그레이드해서 동일한 건전지를 넣어도 더욱 밝게 빛이 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울증을 치료할 때는 뇌 속에 있는 수용체까지 변화되어야 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6개월 이상 충분한 기간 동안, 꾸준히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꼭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