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9(목) 장승호교수의 마음지킴이

Q: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오셨나요?

A: 네. 오늘은 [사이코패스]를 주제로 준비했습니다. 얼마전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묻지마 살인 사건’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죠. 대검찰청의 통합 심리분석에서는 범인이 ‘억눌린 내적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그러한 행동을 저지르는 데에 거리낌이 없는 성격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근래에 [사이코패스]에 대한 공포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크게 늘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Q: 사이코패스, 듣기만 해도 오싹한 느낌이 드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을 말할까요?

A: 네. 현재 정신의학에서 사용하는 진단체계는 DSM이라는 분류를 따릅니다. DSM 분류에는 [사이코패스]라는 진단은 없는데요. 대신 [반사회적 성격장애]라고 해서 사회적 규범을 어기는 행동들을 반복하고, 충동 조절이 어렵고, 다른 사람들과의 공감이 극도로 부족한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사회적 성격장애] 중 약 15% 정도가 사이코패스에 해당된다고 하는데요. 특히 사이코패스의 경우 무책임성, 충동성, 냉담함이 두드러지고, 죄책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그렇다면, 사이코패스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A: 우선 사이코패스의 뇌 기능이 정상인과 차이가 있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에서는 사이코패스에서 앞쪽 뇌를 뜻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져 있고, 또 충동을 조절하는 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도 부족해서 공격적인 성향을 억제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또한 이전에 뇌의 충격이나 부상을 당했거나 임신 기간 중에 술이나 약물을 남용하는 것이 사이코패스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죠. 영국의 킹스칼리지 연구에서는 사이코패스의 뇌에서 인간의 감정에 관여하는 편도핵이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안와 전두엽 부위에 장애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Q: 주로 뇌, 그 중에서도 전두엽에 이상이 있다는 보고가 많은 것 같은데, 건강한 전두엽 발달을 위해서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A: 사이코패스의 생물학적 특성이 있거나 성장 과정에서 위험요인이 많다고 해서 모두 다 사이코패스로 악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보통 전두엽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즉 유아기 시절에 가장 빠르게 발달하는데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안정된 유아기를 보낼 수 있도록 복지나 교육 등 사회 구조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이코패스 중 일부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호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분 들을 양심이나 죄책감, 후회 등을 거론하면서 일방적으로 비난하기보다는 관심과 적절한 도움을 통해서 관계를 맺고 감싸 안아야 합니다. 그래야 타고난 기질을 바꿀 수 있죠. 인간의 뇌는 변형이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서 주변의 관심과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