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0(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자미라 엘 우아실, 프리데만 카릭(지은이)

 

어떤 소설 작법서보다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 책. 

독일의 유망한 젊은 지식인 두 명이 함께 쓴 이 책은 원시 시대 동굴 속에서 나누던 이야기에서부터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까지, 

『일리아드』와 같은 고전에서부터 정치인 트럼프의 거짓말까지.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는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흥미롭게 읽은 대목은?

저자들은 먼저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들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공통의 서사 유형부터 분석합니다. 

가난뱅이에서 백만장자가 되는 이야기, 거꾸로 주인공이 끝없이 추락하는 이야기, 구덩이에 빠진 것처럼 난관에 처했다 이를 극복해내는 이야기

(‘맨 인 홀’),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아는 신데렐라 이야기 등이 그것인데요. 이 중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가장 큰 수익을 얻은 이야기는 ‘맨 인 홀’ 구조와 

신데렐라 스토리였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저자들은 ‘죽은 원숭이는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는 원리로 설명해내는데요. 

원시시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살아 돌아온 사람뿐이었다는 것이죠. 

결국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그 부족이 더 안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이렇듯 우리 조상은 이야기를 통해 생존을 배웠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가령 날아오는 창을 피한 맹수가 사냥꾼에게 달려들자 사냥꾼이 폭포에 뛰어들어 생환했다는 서사는 여러 정보를 전합니다. 

적과 만났을 때는 무기에만 의존해선 안 되고, 폭포 아래 물속은 깊으며,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등이죠. 

이처럼 이야기는 정보를 쉽게 전달하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었습니다. 

 

저자 소개 들어볼까요? 

“좋은 이야기만큼 강력한 건 없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는 두 저자는, 독일의 칼럼니스트입니다.

뮌헨 출신 ‘자미라 엘 우아실’은 1984년 태어났고요. 슈바르트발트 출신 ‘프리데만 카릭’은 1982년생입니다. 

칼럼, 팟캐스트, 책 출간을 넘나드는 독일의 젊은 지식이들이고요. 

저자들에 따르면 우리는 ‘슬기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라기보다는 ‘이야기하는 사람’인 ‘호모 나랜스Homo narrans’라고 해야 더 알맞다고 합니다. 우리는 아주 가끔씩만 슬기로울 뿐이지만, 이야기는 항상 하기 때문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