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9(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할 시인과 시집은?

2019년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 수상, 2022년 영국 왕립문학협회(RSL) 국제작가 선정, 2024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 수상, 2025년 미국 예술·과학아카데(AAAS) 회원으로 선출. 모두 시인 김혜순이 ‘한국인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쓰고 걸어온 역사다.

최근에는 독일 세계 문화의 집이 수여하는 국제수상자로 선정돼 첫 아시아인 수상자 타이틀을 쥐게 됐다. 

상금은 총 3만5000유로(약 5400만원)이며 작가에게 2만유로, 번역가에게 1만5000유로가 주어진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은 2017년 <채식주의자> 독일어 번역본으로 이 상의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혜순을 세계적인 시인으로 만든 책, 오늘은 <죽음의 자서전>이라는 시집을 소개하려 한다. 

 

시집 내용은? 

2015년, 김혜순 시인은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몸이 무너지며 쓰러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녀는 매 순간 온몸이 전기에 감전되는 것 같은 고통 속에서 병원을 찾았으나, 메르스 사태로 병원을 옮겨 다니는 이중의 고통 속에 놓이게 된다. 세월호의 참상, 그리고 계속되는 사회적 죽음들 속에서, 그녀의 고통은 육체에서 벗어나, 어떤 시적인 상태로 급격하게 전이되면서, 말 그대로, 미친 듯이 49편의 죽음의 시들을 써내려갔다. 49편 중 대부분이 한 번도 세상에 나온 적 없는 미발표 신작 시로, 이 시집은 그 자체로 '살아서 죽은 자'의 49제의 기록이다. 

<죽음의 자서전> 김혜순의 열두번째 시집으로, 한국에서 2016년 출간. 올해 2월 독일 출판사 피셔가 번역 출간했다.

 

김혜순 시인은 어떤 작가?

1955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난 김혜순 시인은 한국 시문학사에서 여성 시학의 전환점으로 기록되는 인물이다. 1979년 문학과지성사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국내외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번역출간 예정인 중국을 포함,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덴마크어 등 8개국에 번역되며 명성을 펼치고 있다. 한편 김혜순은 이번 수상작인 <죽음의 자서전>을 포함한 2권의 시집이 통째로 들어간 새로운 시집 <김혜순 죽음 트릴로지>를 지난달 출간해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