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타나봐..

2012년10월27일 엄마,

2022년10월22일 아버지

두 분 모두 가을이 짙어지는 계절에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즈음이 되면 알 수 없는 공허함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 가을 타나봐 ]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 되면

그리움도 함께 밀려온다

 

갈수록 길고 혹독한 여름의 끝에

찾아온 계절에 반가운 기색도 잠시,

또. 다시

그리움은 가을에 젖어든다

 

찬바람과 함께

떠나간

두분과의 추억들,..

그래서일까

외투의 따스함이 더욱 아려지는 계절

 

가을은 

내려쬐는 햇살에도 스산하고,

노오란 단풍잎에도 차갑고,

이른밤 빗소리에도 아리다.

 

어린 아들은

오십이 다 되어서야

가을 탑니다.

 

을..

탑니

다...

 

웨딩촬영을 끝난 다음날,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제 인생의 가장 화려한 순간,

가장 큰 슬픔을 받아들여야 했었습니다.

 

어머니의 장례가 끝나고 어느 날

퇴근길에 라디오에서 

김현식의 "빗처럼 음악처럼"을 듣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시던 날이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여서인지..

그 이후로 여러번

운전중 라디오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면

이유없이 눈물이 흘러나옵니다.

오늘 다시 이 노래를 들으며 

눈물로 위로받고 싶습니다.

 

010-9660-5903, 강정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