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어릴적 동네 어르신들은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넌 아버지가 안 계시니 이제부터 니가 이 집안의 기둥이다”
중학교 1학년 입학하자마자 건강이 좋지 않았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누나 둘이 있었지만 막내 동생은 이제 겨우 9살
형들이 팔에 두른 완장이 멋있어 보였던지
아님 아버지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았는지
자기 것만 없다고 울며 떼를 썼다.
그렇게 우리 어머니는 서른여섯이라는 나이에 혼자가 되셨고
그 아래엔 다섯이나 되는 자식들이 있었다.
어머니는 우릴 위해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농사 일을 하였고
누나들도 어머니를 도와 아버지의 빈 자리를 메우며 살았다.
그래서였을까? 불안과 외로움 때문인지 어머니는 항상 아프신 곳이 많았고
우리 형제는 엄마마저 돌아가시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가슴 졸이며 살았다.
세월이 흘러 어머니는 지금 요양원에 계신다.
얼마전까지는 다 잊어버리고 큰아들인 나만 기억했었는데
이젠 나보고 아들이라고 했다 아저씨라고 했다 왔다 갔다 하신다.
처음 요양원에 가실 때만 해도 기억을 잃으셨지만 두발로 걸을 수 있었는데
중간에 병원 신세를 두어번 지시더니 이젠 걷지도 못하고 누워서 생활하신다.
주말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고구마를 삶아 요양원으로 찾아가지만
갈 때마다 조금씩 쇠약해져 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편이 저려온다.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으로 우리 형제자매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럴 줄 알았으면 더 일찍 더 많이 좋은 곳도 가고 맛있는 것도 사드릴 걸
어머니
나의 어머니
든든한 어머니가 계셨기에 가난했지만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희미해진 기억 속 어디 쯤 우리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며 웃고 계실 어머님!
저희들도 어머니와 함께 한 소중한 기억들을 간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010-6796-5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