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는 이야기/ 나의 엄마 강여사!

나의 엄마는 26살에 시골로 시집온 어예쁜 도시아가씨 였습니다.
목수일을 하던 아빠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고 자주 집을 비웠기에
시부모와 어린 5남매는 엄마의 몫이 될수밖에 없었죠.
엄마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모내기, 시보리짜기, 양계장 일손 거들기등 일을 하며 육아와 노동을 겸하는 슈퍼우먼이 되어야 했죠. 막내동생이 유치원에 갈즘 엄마는 공장에 들어가 주.야간 일을 하며 더 바쁜 날들을 보내게 되었죠.
엄마는 바쁜 와중에도 매일 아침 5개의 도시락을 쌓놓고, 결혼하면 평생할거 손에 물 묻히지말고 설겆이는 담가만 놓으라고 말하며 급하게 출근하던 모습이 기억에 선하네요. 엄마가 급싸게 싸준 도시락도, 설겆이도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들인데 당연히 엄마가 하는걸로 생각을 했던 철없던 시절이 부끄럽습니다.
그시절 아무리 없이 살아도 자식들 기죽이진 않겠다던 엄마는 학교 방문하는 날이면 옷장에 몇벌안되는 양장점에서 맞춘 옷을 차려입고 와서 선생님께 우리가 얼마나 기특하고 대견한지 과한 칭찬을 하며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그렇게 하고 돌아갔죠. 차별이 당연했던 그 시절에 엄마가 만들어준 울타리 안에서 저는 아주 편하게 학교생활을 했던거 같습니다.
모 드라마에서 아버지가 딸에게 '"너는 잘해. 다 잘해. 아빤 다알아. "라며 딸을 위로해 주는 장면이 나오던데 순간 우리 엄마인가? 생각이 들더군요. 당연하게 듣고 자랐던 그 말들속에도 내가 몰랐던 사랑이 있었구나. 생각이 들면서 엄마생각에 순간 눈물이 나더군요.
내일 모레면 증손주를 보는 연세에도 아직도 전화하면 '아가 사랑해~'라고 인사를 건네는 그 무안한 사랑이 힘든 삶을 살아갈수 있게 지탱해 주는 원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천에서 용나는게 아니고, 개천을 용천으로 만들어 준 엄마 강여사님 사랑합니다. 앞으로 몇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함께하는 모든 순간에 감사함을 전하겠습니다. 자식들 호강 받고 오래오래 사십시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