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터널을 지나 다시 빛과 마주하며

어두운 터널을 지나 다시 빛과 마주하며 / 최성순

 

 우연히 부담 없이 시작한 남편의 건강검진, 위 내시경에서 결과가 뜻밖이었지요. 조직검사를 했고 위암 초기라고 하더군요. 충격으로 정신없는 중에 병원의 도움을 받아 서울에 있는 큰 병원 외과에 바로 예약이 되었답니다. 첫날에 그곳 외과 의사 선생님을 만나고 그날 하루에 피검사, 대변, 소변, 심전도, ct 10가지 정도의 검사를 했어요. 다시 이 주일 후 위와 대장 내시경검사 예약이 되어 하루 전날에 가서 두 가지 검사와 더불어 pet ct라는 것을 찍었습니다. 아마도 수술을 위한 최종 검사와 다른 곳에 전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었지요. 각각의 검사 결과에 때라 비장과 폐에 대한 해당 의사 선생님의 진료도 받았지요. 1013! 드디어 그 병원에 발을 디딘 지 한 달이 넘어서야 원래의 외과 의사 선생님의 진료를 받고 수술 날짜를 잡게 되었어요. 의사 선생님은 세 가지 수술 방법 즉, 개복수술, 이것은 완성도가 높고 가격에 문제가 없으나 회복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 복강경 수술은 완성도는 좀 떨어질 수 있으나 회복이 쉽고 보험적용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로봇수술은 완성도도 높고 회복도 빠르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보험이 적용이 안 되어 복강경보다 10배 정도 고가라는 것이 단점이라고 했죠. 당연히 우린 3번 로봇수술을 선택했어요. 우리는 수술 날짜 이틀 전에 병원에 입원하여 이틀 후에 수술을 할 수 있었습니다. 수술실에 들어간 후 5시간 동안 기다리는 마음은 지금까지의 걱정과 염려와는 또 다른 차원의 숨막힘의 시간이었어요. 다행히 서울에서 사는 큰아들이 와서 매 순간 함께 해주었답니다. 전광판에 수술 후 회복실로 갔다는 남편의 이름을 본 순간 감격 그 자체였지요. 세상에 이보다 더 기쁜 일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난 후 새로운 빛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었지요.

 

 그런데 또 다음 문제는 수술 후 5일째가 되어서야 가스 배출이 시작되었고, 그때서야 우리는 물부터 시작하여 미음, 죽 등의 코스를 마친 다음 입원한 지 12일 만에 퇴원을 하게 되었어요. 물론 남편의 상태는 아주 양호했고 빠른 회복을 보이며 수술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죠. 집에 돌아와서도 병원에서 했던 식사와 같은 방식을 계속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루 6끼로 아주 적은 양의 죽을 30분 이상 동안 먹어야 하니 앞으로 갈 길이 멀었지만 그게 좋아지기 위한 과정이니 잘 해내야겠지요. 그리고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 항암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답니다. 여러 지인들께서 보내주시는 염려와 기도의 마음이 전해질 때마다 울컥하고 감사함이 켰습니다. 수술 전에도 그리고 수술 후에도 한결같이 진심을 담아 기도해주시고 완쾌를 기원하는 마음을 전해주신 분들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큰 위로가 되더군요. 이번 기회를 통해 제가 받은 끝없는 사랑과 관심을 생각하며 나도 앞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이 기도하고 위로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함을 마음 깊이 느낍니다. 그리고 건강검진도 성실하게 받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다짐해봅니다.

010 9261 0592 최성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