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처음엔 서툰 것 같아

주말 저녁 우린 한자리에 모여 식사와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마음 속엔 그저 어리광부리던 모습의 조그마한 아이들이 이제는 다 큰 어른이 되어 있었다.

우린 맛있는 식사와 술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갑자기 작은 아들이 볼멘 소리로

아 생각난다, 그때 나 친구들 앞에서 얼마나 창피했는 줄 알아

뭐가 무슨 일 있었어?”

아니 나 초등학교 6학년 때 엄마가 신발 사 준다고 백화점에서 마음에 쏙 드는 나0키 신발 골랐는데 다른 거 보자면서 1시간 동안 뱅뱅 돌다가 넘 비싸다고 그냥 동네에 있는 신발 가게에서 이름 없는 운동화 사줬잖아

그때 친구들한테 주말에 나0키 신발 사러 간다고 자랑했는데~ 월요일 친구들이 모두 몰려들어서 신발 구경 왔는데 난 안 샀다고 거짓말하다 들켰어. 나만 실망한 줄 알아? 친구들은 말 한마디 안하고 그냥 자기 자리로 가더라 그리고 초등학교때 생파(생일파티)도 한번도 안해주고~~ . 내 표정이 어두웠는지 아들은 그때는 좀 그랬는데 지금은 다 괜찮아 하며 웃었다.

생각지도 못한 아들의 말에 난 할 말이 없었다.

그 시절에는 알뜰하게 사는 게 최고인 줄 알고, 자신의 분수에 맞게 생활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아들이 친구들 앞에서 그런 난처한 상황을 겪은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아들이 원하는 운동화를 사 줬어도 됐는데.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그런 마음을 갖고도 이렇게 건강한 어른으로 단단하고 멋지게 자라준 아들이 고맙다.

아들!

너의 마음보다 내 생각으로 살았던 엄마라서 미안

오랜 시간 공부하고 있을 때 너를 믿고 기다려줘야 했는데

엄마의 조바심이 너를 다그치게 했던 것도 미안

왜 우리 엄마들은 아니 어른들은 자신들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건지!, 오류가 있다는 것을 자꾸 잊는다..

그래서 인생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하는 건가봐

이제 곧 엄마의 품을 떠나 너만의 새로운 가정을 이루며 살겠지

넌 너의 아이에게 어떤 아빠가 될지?, 너의 어린 시절 그런 경험으로 엄마보다는 좀 더 현명해서 어른의 마음보다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부모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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