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감정적인 남편과 냉정하고 현실적인 나
우리 두 사람은 건강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르다
남편은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병원으로 달려가고
난 감기가 걸려도 나을 때까지 생강차를 끓여 먹으며 버틴다.
한번은 남편이 화장실에 다녀오더니 심각한 말투로
“자기야 소변 색이 검붉은 색이 나던데 건강 검진 했어”
생각지도 못한 남편의 말에 “어 변기 안 봤는데, 올해 건강 검진 해”
“빨리 해봐 이 사람아 병원 가서 치료해야지”
남편의 말이 신경 쓰였지만 언제나처럼 그냥 흘려들었는데
저녁 무렵 변기에 담긴 물의 정체가 생각났다
“아 내가 변기에 남은 콜라 부었어 그리고 물을 안 내렸구나!”
“아니 왜 거기에 콜라를 부어 사람 놀라게”
“ 뭐 이왕 버릴 것 소독되라고 그랬지”
남편은 그 짧은 시간 아내에게 말도 못하고 온갖 상상과 걱정을 했던 것 같다.
평소에 조금만 아파도 벌벌 떠는 사람이니 안 봐도 훤했다.
시집와서 본 어머니 가방에 가득 찬 온갖 종류의 약봉투들
살아보니 그것도 유전인지
남편은 혈압약에서 시작해 비타민과 오메가3 그리고 눈에 좋은 영양제,
다양한 부위에 바르는 연고까지 약을 아주 좋아하고 숭배하는 사람이었다.
누가 아빠의 딸 아니랄까봐
어릴적 우리 딸은 피만 나도“ 엄마 나 죽는 거 아니지”하며 물었다.
남편과 딸의 건강 염려증이 과한건지
건강에 대한 나의 무던함이 문제인지
지금은 괜찮지만 언젠가 아픈 상황이 오면 마음 약한 남편이 어떻게 견딜지 걱정되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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