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은?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입니다.
최근 영화로 제작되어 공개되며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2008년 예스24 블로그에 6개월간 연재되며 큰 관심을 받았고, 이후 17년 동안 꾸준히 읽혀온 스테디셀러이기도 합니다.
못생긴 여자와 그런 그녀를 사랑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20대 성장소설의 형식으로 그려냈습니다.
작가 스스로 ‘80년대 빈티지 신파’라고 부를 만큼 이전 작품들과는 결이 다른 연애소설입니다.
1980년대 중반, 자본주의가 빠르게 번져가던 서울을 배경으로 외모와 돈이라는 기준에서 비켜난 청춘들의 사랑과 상처를 담아냈습니다.
어떤 부분이 흥미로웠나?
이 소설은 단순한 첫사랑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1999년, 성공한 작가 ‘나’가 모리스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들으며 스무 살의 첫사랑을 떠올리는 구조로 시작합니다.
1986년 백화점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만난 세 사람, ‘나’, 못생겼다는 이유로 늘 상처받던 ‘그녀’, 그리고 세상을 조금 비껴서 바라보던 요한.
이들은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며 가까워지지만, 결국 외모와 성공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흔들리고 흩어집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작가가 ‘못생김’이라는 낙인을 안은 인물을 통해 오히려 가장 순수한 사랑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왜 끊임없이 비교하고, 왜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게 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연애소설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기준을 묻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작가 소개?
박민규는 1968년 울산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3년 『지구영웅전설』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등단과 동시에 주목받았고, 이후 신동엽창작상, 이효석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습니다. 특히 소설집 『카스테라』와 『더블』, 장편소설 『핑퐁』 등은 자본주의와 경쟁 사회를 유머와 냉소로 비틀어 보여준 작품들입니다.
한편 일부 작품에서 표절 논란이 제기되었고, 작가가 이를 인정하고 사과한 일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논란 역시 그의 작품 세계를 둘러싼 평가의 한 부분으로 남아 있습니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그중에서도 외모 이데올로기와 사랑을 다룬 감성적인 대표작으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