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는요?
오늘은 아파트 옆집에서 넘어온 담배 연기 때문에 임산부 부부가 손해배상을 받은 사건입니다. 전주의 복도식 아파트에 살던 부부 이야기인데요.
옆집 주민이 집 안과 베란다에서 반복적으로 담배를 피우면서 연기와 냄새가 벽 틈과 베란다를 통해 부부 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당시 아내는 출산을 앞둔 임산부였고요.
여러 차례 자제를 요청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결국 소송을 제기했고요,
전주지방법원이 지난 22일 옆집 주민이 아내에게 100만 원, 남편에게 5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자기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운 게 매너라고 볼 수는 없지만 법적으로도 문제가 됩니까?
세대 내부의 흡연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거나 곧바로 과태료를 부과하기는 어렵습니다.
아파트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는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지만, 거실이나 베란다 같은 세대 내부는 개인의 주거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내 집에서 한 행동이라고 해서 그 결과까지 내 집 안에 머무는 것은 아닙니다.
담배 연기가 이웃집으로 계속 유입돼 다른 사람의 건강과 평온한 주거생활을 침해했다면 민법상 불법행위가 될 수 있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도 배상해야 합니다.
실제 피해 여부가 중요하겠네요.
그렇습니다. 흡연 횟수와 기간, 연기가 유입된 경로, 피해 정도, 자제 요청을 받고도 계속 피웠는지를 종합적으로 봅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여러 차례 요청에도 흡연이 계속됐고,
임산부가 간접흡연과 스트레스로 병원 진료까지 받았습니다.
아파트 흡연 금지 안내에도 불구하고 반복한 점이 위법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됐습니다.
담배 냄새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금방 사라지잖아요. 입증은 어떻게 했습니까?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기록입니다.
부부는 냄새가 난 날짜와 시간, 장소, 강도를 구체적으로 적은 피해 일지를 꼼꼼히 작성했습니다.
베란다에서 냄새가 났다, 출입문을 통해 연기가 들어왔다는 식으로요.
여기에 관리사무소 민원 기록과 경비원 근무일지가 더해졌습니다.
특히 경비원이 현장 출동해서 옆집 주민과 나눈 대화까지 근무일지에 남겨 두었는데요.
주민이 "베란다에서 담배 연기가 나는 건 마귀가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한 내용이 고스란히 기록돼 었습니다. 피해자 일지만 있었다면 주관적 주장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제3자 기록과 병원 진료기록이 맞아떨어지면서 신빙성이 높아진 겁니다.
관련 법률 규정도 존재하나요?
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의2에 따르면 입주자는 세대 내부에서 흡연해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피해 주민은 관리사무소에 알려 흡연 중단 권고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규정은 권고와 자율적 분쟁 해결이 목적이라 강제 단속이나 처벌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피해가 반복되면 결국 민법상 손해배상이나 흡연 중지를 구하는 민사 대응을 검토해야 합니다.
내 집에서 누리는 자유도 이웃의 집 안까지 침범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군요.
그렇습니다. 공동주택은 벽과 바닥을 나눠 쓰지만 공기까지 완전히 나눌 수는 없습니다.
흡연의 자유가 인정된다고 해도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권, 평온한 주거생활을 지속적으로 침해할 자유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판결은 층간소음뿐만 아니라 세대 간 담배 연기도 경우에 따라 법적 배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