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7(목) 한아름교수의 마음지킴이

건강검진 후 상담을 하다 보면 “요즘 설사를 자주 해서 혹시 대장에 큰 병이 있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괜찮을까요?”라고 묻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설사나 변비가 생기거나 변이 가늘어지면 대장암부터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다행히 이런 증상 하나만으로 대장암을 의심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건강검진을 받으셨다면 오히려 함께 시행한 대변잠혈검사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혈액이 검출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배변에 변화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Q: 대변잠혈검사가 양성이면 대장암일 가능성이 높은 건가요?

교수: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변잠혈검사는 암 자체가 아니라 대변에 섞인 미세한 혈액을 찾는 선별검사입니다. 용종이나 대장암뿐 아니라 치질 등에서도 양성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질 때문이겠지” 하고 넘기지 말고 양성이면 대장내시경으로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음성이라고 대장암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습니다. 혈변이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철결핍성 빈혈, 체중 감소 같은 이상 신호가 있다면 잠혈검사가 음성이더라도 진료가 필요합니다.

 

Q: 그런데 설사나 변비가 있어서 검사를 해봐도 아무 이상이 없다는 분들은 어떻게 할까요?

교수: 이때는 내 생활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은 음식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수면, 약이나 건강보조제의 영향도 많이 받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 바로 화장실에 가는 분들이 있는데, 음식물이 위에 들어오면 대장이 움직이는 ‘위대장반사’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장이 예민한 분들은 이 반응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우유의 유당이나 무설탕 껌·사탕에 들어 있는 소르비톨 같은 당알코올, 마그네슘이 들어간 영양제도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복통과 함께 설사나 변비가 반복되기도 하고요. 

 

Q: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는 꼭 진료를 받아야 할까요?

교수: 이전에 없던 배변 변화와 함께 나타나는 ‘새로운 신호’​가 중요합니다. 눈에 보이는 혈변이 반복되거나, 건강검진에서 이전에는 없던 철결핍성 빈혈이 발견되거나, 

특별히 식사량을 줄이지 않았는데 체중이 감소한다면 확인해야 합니다. 또 설사나 변비 같은 배변 습관의 변화가 지속되거나 배변 후에도 변이 남아 있는 느낌이 계속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변이 가늘어지면 대장암이다”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변의 굵기 하나만으로 대장암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음식량이나 변의 상태, 장운동에 따라서도 굵기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장암은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가검진 대상이라면 대변잠혈검사를 잘 챙기시고, 양성이 나왔다면 증상이 없어도 대장내시경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증상과 상관없는 정기검진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