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0(목) 한아름교수의 건강주치의

건강 처방전은 무엇인가요?

지난 시간에 위 건강과 위암검진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진료 하다 보면 “위내시경에서 헬리코박터균이 있다고 하는데 꼭 치료해야 하나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별히 아픈 곳도 없는데 항생제를 여러 개 먹어야 한다고 하니 망설이시는 것이죠. 그런데 헬리코박터균은 단순히 속을 불편하게 만드는 균이 아닙니다. 

위 점막에 오랫동안 염증을 일으켜 위궤양뿐 아니라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을 거쳐 위암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헬리코박터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이 있으면 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건가요?

헬리코박터균은 위산이 있는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위 점막에 오랫동안 머무는 독특한 세균입니다. 

문제는 감염돼도 대부분 당장 아프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근데, 증상이 거의 없어도 위 점막에는 만성적인 염증이 지속될 수 있고, 일부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위 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이 생기고 장상피화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위암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거죠.

그래서 헬리코박터 제균의 목적은 단순히 속쓰림이나 소화불량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특히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있었거나 위암 가족력이 있는 분 등에서는 제균치료가 더욱 중요합니다.

 

그러면 약을 한번 먹으면 헬리코박터균은 완전히 없어지는 건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헬리코박터 치료는 보통 위산을 억제하는 약과 여러 항생제를 함께 일정 기간 복용하는데요. 항생제 내성 등의 이유로 치료 후에도 균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약을 다 먹었다고 치료가 끝난 것이 아니라 실제 균이 없어졌는지 확인하는 것까지가 치료입니다.

보통 치료를 마친 뒤 일정 기간을 두고 요소호기검사나 다른 검사 등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시 위내시경을 해야하는 경우엔 그때 제균이 되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면 이제 안심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헬리코박터를 제균하면 위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위암 위험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감염이 오랫동안 지속돼 이미 위 상태에 변화가 생긴 분들은 균을 제거한 뒤에도 위 상태가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불씨를 껐다고 이미 생긴 흔적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헬리코박터를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하더라도 필요한 위내시경 검진은 계속 받아야 합니다. 특히 자신의 위험도에 맞춰 내시경 추적검사의 주기를 결정하는 게 좋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한번 감염되면 자연적으로 없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또 특정 유산균 음료나 마늘, 브로콜리 같은 음식을 먹는다고 균을 없앨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제대로 치료하고 없어졌는지까지 확인해야 하는 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