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의 수진 생일 축하 방송을 듣고......

전여고 재학생인 여름이란 학생이 친구인 수진이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방송을 듣고 너무 반가웠답니다. 하지만 제가 듣기에 분명 강수지라는 이름으로 들려서 다른 학교의 친구일 것이라 생각을 했었답니다. 오늘은 중간고사 시작일이라 관례대로 오후에 교직원 친목체육대회가 있었어요. 요즘 새로 배우는 집앞 스포츠센터의 운동으로 인해 제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네요. 평소 같았으면 족구와 단체줄넘기에서 맹활약을 할 수 있었을텐데 조심하며 쉬어야 한다고 해서 아쉬운 마음 접고 수비진에 서 있기만 하고 열심히 뛴 선생님들을 위해 바베큐 돼지 고기를 정성껏 구웠답니다. 익어가는 고기를 들어 기름을 밖으로 빼고 구우니 그을음도 생기지 않고, 옆의 또다른 통에서 나오는 고기보다 훨씬 맛있다는 평도 들어 기분이 좋았지요. 제가 빠진 2학년 팀이 세팀 중 1등을 하지 못해 서운했지만, 중간고사 시험지 등사를 하시느라 참여하지 못한 주사님이나 극구 함께 하시기를 꺼려하시는 기숙사 아주머니께도 직접 계신 곳까지 찾아가 제가 손수 구운 고기를 상추쌈 맛있게 해서 날라 드릴 수 있어 너무 흐뭇했답니다. 정규 친목회가 끝이 나고도, 남 선생님들은 평소 인문계 고교의 꽉 짜인 일정에 한이 맺히시기라도 한 듯, 푸른 가을 하늘 아래 잔디밭 축구를 열심히 하셨습니다. 저는 레이저광선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기에 5시쯤 병원에 가야 했구요. 시험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창가에서만 고개 내밀어 담임선생님이나 좋아하는 선생님 응원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어요. 하지만, 시험기간이나마 이렇게 틈을 내어 친목도 다지고, 땀흘리며 서로를 이해해가는 시간이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여름이가 축하해준 수진이의 생일을 저 또한 축하하며, 10월 9일을 시발점으로 10월 21일까지 정확히 4일 간격으로 남편 생일부터 남동생, 아버님, 오빠 생일이 겹쳐 있기에 함께 축하해 주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특히 70이 넘으신 고령에도 하루 걸러 모악산 정상을 정복하시는 건강하신 아버님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제가 아버지의 그런 정신력을 본받아 현재의 자리에 설 수 있었고, 지금도 무엇이든 도전하며 늘 삶을 충실하게 엮어갈 수 있기에 항상 감사드리는 마음이랍니다. 아버님이 제게 주신 사랑과 인정이 어려움들을 극복해나온 가장 큰 원동력이었음을 언제든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렵니다. 오늘은 편히 쉬어야 한다기에, 시아버님 상을 당해 친목회에 참석하지 못한 미술선생님을 직접 찾아가 조문하지 못했음도 마음에 걸립니다. 하지만 평소 통하는 마음이니, 다음에 학교에서 더 잘해주렵니다. 장거리 통근을 하지 않아 길게 듣지 못하는 방송이지만, 늘 고정해놓고 듣는 채널이니, 영주 작가님과 깨동 아나운서님께서는 힘내시고 더욱 사랑받고 인정받는 방송 엮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