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담담하게

20대 중턱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취업준비 중입니다.
사심없는 파란하늘에 팔랑팔랑 떨어지는 은행잎을 밟으며
향하는 곳이 도서관이라는 게 조금 씁쓸하네요.
하지만 센치해진 마음에 많아진 생각은
쉽게 거두고 싶지가 않습니다.ㅎㅎ
 
꼬마 아이들이 집 앞에 나가면서 엄마 신을 신고 젠체하며 걷듯이
저의 스무살은 어른을 동경하는 아이였습니다.
더 많은 걸 알면서도 호들갑 떨고 싶지 않고,
감정에 들뜨기보다는 이성 앞에서 차분해지고 싶어했어요.
하지만 사실 남에게 존중받지 못하면 쉽게 속상해하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걸 보면
순수한 아이였던 것 같아요/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지구에서
지구 속에서 살아가는 나를 발견할 때,
자존심을 내세우기보다는
자존감을 키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몇 년 뒤 오늘의 나를 돌아볼 때, 흐뭇하게 웃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신청곡은 심규선-담담하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