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차동님.
딸아이를 재워놓고 문득 하고픈 얘기가 있어 늦은 밤,
처음으로 방송에 글을 올립니다.
10년전 차동님 방송을 들으며 출근 준비를 하곤 했는데, 어느새 30대중반의 아줌마가 되어있네요.
시월이 되면 따스한햇살과 바람속에 생각나는 추억과 사람들이 있답니다.
10년전 회사를 다니며 방송통신대에 다녔는데 그때 문학동아리에서 같이 활동했던 학우들이랍니다.
동아리 이름은 버팀목이었는데, 이름대로 힘든 시간속에서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줬던 사람들이었어요. 목요일이 되면 어김없이 회사일을 끝마치고
동아리방에 모여 습작시를 수줍어하며 발표하고, 포장마차에서 뒷풀이를 하며 못다한 배움의 열정으로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주던 그 얼굴들이 보고파집니다.그 때가 지나고 보니 행복했던 순간이었던것 같아요.
시월이면 시화전을 열곤 했는데 처음 전시회를 갖던 날 밤, 노래를 잘 하시던 학우님 두분이 듀엣으로 '향수'를 멋지게 불렀답니다. 이 노래를 듣기만 하면 설레였던 그 날 밤을 잊을 수가 없어요.
모두들 어디선가 행복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살고 있겠지요?
아, 참 버팀목에서 커플도 많이 생겼죠. 문학기행가서 산행하다 눈맞고, 자주 만나다 보니 미운정 고운정 들기도 하구요. 저의 서방님도 동아리에서 미운정이 더 많이 들어 나중엔 예뻐 보이더라구요. 헤~.
지금 거기서 만난 커플들 알콩달콩 잘 살구 있어요.
차동님, 시월이 가기전에 그 노래 꼭 다시 듣고 싶어요. 들려 주실거지요?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
서신동 우신아파트 1동 505호 윤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