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사연

지난 폭우에 큰 피해를 입은 진안이 저의 처갓집입니다. 뉴스속보를 통해 전북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전화를 했지만... 계속 통화음만 울리고, 휴대전화는 신호만 갈 뿐.. 전주에 사는 형님네 까지도 연결이 되지 않더군요... 아내가 여기저기 전화를 해보고선.. 울먹이는 목소리로 엄마, 아빠는 괜찮으시지만, 집에 물난리가 났다고 하더군요. 목소리만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그토록 초조하진 않았을텐데.. 그렇게 오후 3시가 되어서야 겨우 장인어른과 잠깐 통화가 되었죠... 새벽녘 갑작스런 폭우로 방까지 물이 차고, 장인어른은 장모님만 겨우 모시고 밖으로 나왔다고 하더군요.. 그리곤 그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걱정말라고.. 사람 멀쩡하면 된거라고..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말도 안나오는 자식들에게 오히려 안심을 시켜주시더군요.. 당신들은 그 새벽에 물난리라는 무섭고 엄청난 일을 당하셨으면서 말이죠.. 다음날 새벽, 수마가 쓸고 간 진안으로 아내와 함께 갔습니다. 이게 정말 처가였나 싶을 정도로, 집으로 가는 길목은 이미 도로가 끊겨서 복구하느라 분주했고, 방 하나가 아예 무너져버렸더군요.. 정리 작업은 계속됐지만, 지금도 손봐야 할 곳이 한 두 곳이 아니기에.. 한숨밖엔 나오지 않았습니다...아내와 저도 물론 복구작업에 동참했죠.. 모든 게 엉망인 지금도.. 새우잠 주무시고, 고단한 하룰 보내실텐데.. 두 분..힘내셨으면 좋겠어요.. 장인어른은 끊었던 담배까지 다시 피우신 답니다.. 그 심정 어찌 다 말할 수 있을까요? 올 여름은 너무도 큰 희생이 있었기에, 잊혀지지 않는 해로 기억될 것 같네요... 빨리, 예전의 그 편안한 보금자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요... 노래는 goombay danceband의 eldorado 서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