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를 위해서 사연 올립니다....
한창 고추 수확 할때죠.... 그러고 보니 심을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고추 따러 평일에 시댁을 갔습니다.. 제가 직접 운전하구요...
주말이면 식구들이 한사람이라도 더 있었을텐데, 평일이라서, 셋이에요....
시어머니, 시누이, 둘째 며느리.... 시아버지는 어디 계시냐구요?
4개월전에 돌아가셨답니다...
밭이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무지 무지 더운날 고추 밭에 앉아있는것...
생각만으로도 한숨만 나올 거예요...
체감온도가 거의 40도는 넘는것처럼 무지 무지 더웠답니다...
시어머니와 시누이는 새벽같이 일어나서 6시도 안돼서 밭으로 향하고, 게으름친
저는 그때서야 일어나 아이들 밥까지 차려주고 8시가 넘어서 밭으로 향했답니다.
모자 달랑 하나에 몸빼 바지... 얇은 셔츠 하나.... 장갑까지....
밭에 들어서는 순간 한순 부터 나오더군요.... "언제 이 많은 고추를 다 따냐"
생각만 했죠.... 힘든 내색 한번 않하고, 한숨만 쉬어가며....
오전은 정말 힘들었는데 오후엔 바람이라도 불어서 고추 따기가 수월했습니다.
제 피부 다 태워가면서 결국엔 일이 6시 넘어서야 일이 끝났습니다...
어머님 혼자서 반절정도 따셔서 조금은 수월했습니다....
고추 따면서 정말 정말 속상하데요... 처음에 몇 십만원어치 해노은 고추 다 심어
놓고 며칠 지나서 보니 서리 맞아서 다 죽어버려 다시 몇십만원어치 사다가
심었는데.... 이젠 역병으로 다 죽었답니다... 예전엔 탄자병으로 많이 죽었는데.
정말 정말 속상했습니다... 차동 오빠는 모르실거예요....
농사 짓고 계시는 부모님들 마음을..... 농사 지어 놓으면 자식들 하나라도
더 줄려고 아끼고 아끼고 자식들 모이면 하나씩 싸 주시는 부모님...
자식들이 용돈 주면 꾸겨꾸겨 모아놓았다 손주들 오면 조금씩 조금씩 용돈 주시는 부모님....
전 후회가 많이 되요...
결혼해서 자식낳고 보니 친정 부모님에게 너무 너무 못돼게 굴었던 것들이요...
자식낳고 후회하면 그땐 이미 늦은거라고 들었는데....
이 자리를 빌어 용서 빌고 싶어요....
.....시어머니. 친정 아빠, 엄마 정말 정말 사랑합니다....
김제시 검산동 부영아파트 103동 406호 544-7590 김미영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