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엔 좀 씁쓸함이..

여름 내내.. 집에서 폐인처럼 뒹굴뒹굴하다 지난주 오랜만에 외출을 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근처 계곡으로 여름 피서를 다녀왔거든요. 비가 온 뒤라 물도 적당히 불어있어서 딱 놀기 좋았죠. 계곡에는 사람들이 많이 놀러왔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곳곳에 텐트가 쳐져있었습니다. 우린 대충 짐만 풀어놓고 뜨거운 태양아래 시원한 물 속에서 신나게 놀았죠. 처음엔 상류에서 놀다 점점 물이 깊은 하류로 내려갔는데요.. 그런데, 이게 왠일~! 하류에는 물위로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는게 아니겠어요? 물에서 이상한 냄새도 나구요. 도저히 몸을 담글 수가 없었습니다. 왠지 기분이 찝찝해져 다시 상류로 올라오는데, 노는 데만 들떠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잃어버린 외 신발, 먹다 남은 음식물, 수박껍질, 과자봉지, 빈 병 등등.. 사람들이 놀다 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더군요.. 깨끗이 치우고 가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더라구요. 자기 혼자만의 즐거움이 아닌, 모든 사람의 즐거움을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요? 친구들과 쓰레기 정리를 하면서..자기자리는 스스로 깨끗이 치우고 돌아갔으면...하는 약간은 씁쓸한 마음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전주 인후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