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오빠에게 작은 힘이라도....

세상일이 꼬이기만 하는 사람과, 노력한 만큼 흐뭇함을 얻고 사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심정을 어찌 모두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만은, 참으로 늘 마음 쓰이고 안타까운 심정이었지요. 착하게, 나름대로 인생의 꿈을 키워가며 엮은 삶이 비슷해야 할 것 같았는데, 40이 넘은 인생고개길에서 오빠를 바라보려니........ 어려서 공부도 더 잘하고, 장기도 더 잘두고, 꼼꼼한 성격에 교회도 성실하게 다녔는데, 하느님이 크게 쓰시려 주시는 시련들이 오빠에게는 조금 벅찬 듯 보였어요. 하지만 형제들에게 내색하지 않고, 여러가지 직업을 바꿔가면서 아들,딸에게 지극한 사랑으로 대하는 것을 보고 그리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었답니다. 얼마전, 임대사무실 건물주가 경매로 넘기는 바람에 갑자기 힘들어진 사정을 전해왔지요. 처음으로 오빠가 하는 영업을 주위 몇 분들에게 알리게 되었는데 한 달만에 한 분이 계약을 해주셨답니다. 그래도 동생으로서 면목이 서고, 앞으로 힘내어 더욱 열심히 영업을 할 수 있게 되리란 기대감이 생겼지요. 동생을 생각해서 크게 이익은 남기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힘들 때 서로 모른척하지 않고 도와주신 분이니, 저의 도움이 필요할 때 저 또한 아낌없이 인간미를 발휘할 때가 올 것이라 믿는답니다. 가을 새벽비가 하루종일 흐릿한 하늘을 보이지만, 제 맘은 삶의 희망과 사람들에 대한 신뢰와 기쁨으로 충만해졌답니다. 오빠가 열심히 생을 엮는 보람이 저보다 훨씬 클 것이라 믿으며, 앞으로도 작은 도움이나마 기쁘게 되어주는 동생이고 싶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 길에서 흐뭇하게 껌 한통을 사드렸고, 아침편지로 좋은 글을 소개해주는 꽃마당에서 충주밤도 신청했었는데..... 참 세상은 좁은 것 같아요. 남을 도우려 맘 먹은 것이, 돌고 돌아 오빠에게 돌아간 듯한 느낌이고...... 73세이심에도 늘 모악산을 찾는 친정아버님께 극구 자리를 양보한 여중생이 나중에 알고보니 남편이 담임맡고 있는 '엄윤주'라는 학생이었지요.꼭 칭찬해주라는 아버님 말씀을 듣고, 정말 좁은 세상임을 느꼈으며, 아직도 4일동안 이름을 잊지 않고 안부전화 드렸을 때 생생하게 일요일날 버스안에서 벌어진 일을 들려주시는 아버님의 건강하심에 감사를 드렸답니다. 주위 모든 분들께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이 충만한 오늘을 보내고나면, 내일 논문 심사도 흡족하게 마칠 수 있겠지요. 정말 자신의 일에 애착을 가지고 감사의 마음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생을 엮는 분들께 늘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