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붑니다
눈을 지긋히 감게하는 바람이 붑니다
토마토 비닐하우스 위로 펼쳐진 보랏빛 노을을 생각하게 하고,
누이와 뛰놀던 언덕의 보리밭 숨결을 느끼게하고,
십원짜리 동전을 들고 넘었던 교회의 오솔길을 생각하게 합니다
바람이불면 바람의 냄세가 납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냄새
얼굴의 코로는 맡을수 없는 그윽한 마음의 냄새
바람이불면
눈이 저절로 감깁니다
금새 10년전,20년전,30년전 으로 나를 옮겨놓습니다
나는 어느샌가 따스했던 동심을 느낍니다
가슴이 아련하게 아파오며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함께 뛰놀았던 어린시절 꼬멩이가 그립고
동구밖 바람소리 자장가 삼아 잠들었던
어머니와 누이의 따쓰했던 등이 그립습니다
바람은 얄밉게도
가끔씩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짖굳은 그 바람이 지금도 밖에는 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