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희학교(군산제일고등학교)에 김용택(시인)선생님께서 왔다가셨습니다. 1학년 학생들에게 1시간여의 특강을 하셨는데... 남기고간 여운이 하도 커서 이렇게 뒤늦게 글을 올립니다.
작년 2월 모 일간지에 선생님에 대한 기사를 떠올립니다. “지난 5년 동안 근무했던 전북 임실군 운암면 운암 초등학교의 ‘마암분교’에서 임실군 덕치면에 있는 덕치초등학교로 돌아간다”는 내용이였습니다. 유명한 시인 선생님이란 특이한 경력은 둘째로 치더라도 벽지에서 다시 벽지로 이동했다는 자체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농촌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이 도시로 옮기려고 애쓰는 것이 보통인데, 그는 산골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또 돈 안되는 ‘시’를 씁니다. 얼마전 언론에 모 인터넷 강사가 수능 출제에 참가해 그 학원 입시설명회에 발디딜 틈이 없었다는 뉴스를 접하고선 “이건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울 강남지역의 집값이 비싼 이유가 소위 “쪽집게”, “고액과외” 학원들이 집적해 있기에 강남의 집값이 오른다고도 하더군요. 어떤 장관은 그런 학군에 자녀를 위장 전입시킨 일이 밝혀져 수 일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세상에 그는 섬진강 주변 벽지에서 ‘돈’안되는 ‘시’를 위해 서울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쥐꼬리만한 교사월급을 쪼개 썼을 생각하면 안타까움 마져 느끼게 되더군요.
그런데 김용택선생님의 마음과 행동, 그의 시는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씩 바뀌게 하였습니다. 그분의 유명세 덕분에 마암분교에 외부 방문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서울에서 휴양차 전학 온 학생까지 외지 학생들이 숱했다는 입소문을 듣고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 산골 교사가 ‘시’를 써서 그가 사는 동네를 바꾸어습니다. 별볼일 없는 작은 산골마을을 대단한 의미있는 곳으로 만들었습니다.
참 존경스럽습니다. 특강의 모두에 그분께서 그러시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글은 논리정연하지만 감동이 없기에 여지 껏 노벨상이 나오지 못한다”
덧붙여 선생님께선 자기는 아이들에게 시 쓰는 법을 가르치지 않고 자연을 보는 법을 가르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아이들의 작품으로 제작한 문집과 몇몇 작품을 소개하시며 특강을 하였는데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강의였습니다.
ps:적당히 편집하셔서 적절한 코너에서 소개해주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