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묻고 가슴 한쪽 흔들어 주는 벗을 그리워해도 좋은 날~

어둠인지 안개인지 뒤범벅이 된 전주-남원간  도로에서
"김 차동의 FM모닝쇼" 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듣는 애청자입니다.
운전중이라 문자로 음악을 신청하거나 사연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늘 이 프로를 들으며 하루를 활기차게 여는 것만으로도 좋았답니다.
 
유일여고에 다니는 딸래미를 관촌에서 학교까지 매일 아침 태워다 주고
그리고 임실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니
일곱시부터 여덟시 이삼십분까지는
fm모닝쇼가 늘 기분 좋은 동행을 해주고 있는 셈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김차동님께 고맙다는 글을 남기고 싶어
큰 맘 먹고 가입을 했답니다.
 
늘 좋은 음악과 애청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을
정성스럽게 소개 해주시는 김 차동님 ~~~
앞으로도 쭉 ~~그 모습 그대로 오래오래 모닝쇼를 지켜주실꺼죠?
 
나른한 오후네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바깥에 나갔다 왔어요.
하늘은 더 없이 맑고 푸르고
햇살도 살갑고
알곡을 다 내어주고 두러누운 들녘은 더 없이 편안해 보였어요.
길가에 피었던 코스모스는 이제 하나 둘 튼실한 열매를 남기느라 분주하고
아직 떠나기 아쉬웠던 몇몇 송이들은 자동차가 지나 갈 때마다
오늘이 마지막이듯 온 몸으로 춤추고 있더군요.

나무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잎이 낙하를 계속하며 바닥에 너브러져
바람결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네요.
낙엽이 우리의 시름마저 다 가지고 떠나갔으면 좋겠네요.
 
이런 날,
한줄기의  바람 결에 서걱거리는 갈대숲에 앉아
누구에게든 가을빛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주책같지만 마흔이 아줌마가
아직 마음만은 십대소녀시절의 감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네요.
바람 불어 흔들리는 건 꽃 뿐만이 아니었나봐요.
나뭇잎만은 더더욱 아니었나봐요.
아주 가끔이지만,
안부를 물어오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살면서 큰 위안이 되는 거 맞죠?
그러다 보면 점점 각박해져 가는  세상살이지만
또 누군가는 나의  안부도 물어오지 않을까요?
가끔은" 어찌 지내?"라며
안부를 묻고 가슴 한쪽 흔들어 주는 벗을 그리워해도 좋은 날,
저는 아침마다 동행하는 김차동님께 편지를 썼네요^^*
 
애청자  영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