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추억속으로....

그렇게도 우리를 지치게 했던 뜨겁던 태양도 이제 스스로 지쳐가나 봅니다. 새벽녘에 서늘한 기운이 느껴져 저녁에 차버렸던 발밑에 있던 이불을 더듬거리며 찾아 덮는 걸 보니 말이에요. 며칠 전에 오랜 친구 연남이에게서 조금은 들뜬 목소리로 전화가 왔습니다. "애란아 ! 조금전에 CBC국장님한테 전화 왔었어. 정말 오랜만이지. GDA국장님이랑 같이 이번주 토요일에 대천 해수욕장에서 에버그린이 공연을 한대. 우리들도 올 수 있으면 왔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내년에는 우리도 다시 시켜 달라고 했어 . 우리들은 언제나 대환영이래. 곡들도 예전에 우리가 같이 불렀던 곡들이래. 우리도 내년엔 꼭 하자."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아마추어 무선사 (HAM)모임 소식이었다. 결혼 하기 전 그러니까 한 10여년전쯤에 우연한 기회에 아마추어 무선을 접하게 되어 직접 얼굴을 보지 않고도 많은 사람들을 무선으로 만날 수 있다는 그 매력에 매료되어 아마추어 무선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그당시에 거금을 들여 무전기를 구입하고 무선국 개설을 허가 맡고 동료들이 도와주어 흥분 된 마음으로 집에 10미터 이상이나 되는 안테나를 제작하여 세워 놓고 떨리는 목소리로 무전기를 잡고 처음 송신을 하며 GTA국장님이란 호칭에 스스로 무척이나 만족해했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높은 곳일수록 송신,수신이 잘 되는 특성때문에 퇴근 후 늦은 시간에 동호회 회원들과 같이 오성산, 모악산등에 올라갔던 일등이 생각났습니다. 그러다가 동호회에서 서로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에버그린"이란 포크 송 그룹을 만들어 노래를 즐기다가 우연한 기회에 영.호남 아마추어 동호회 행사에 우리 모임이 초대를 받게 되었다. 그 당시 동호회 활동이었기 때문에 "햄"자격증이 없으면 에버그린에서 활동 할 수 없었는데 노래를 잘 불렀던 연남이에게만 예외를 두고 6명이 "에버그린"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결국 그후에 연남이도 "햄"자격증을 취득한 건 말 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연남인 스스로 기계치였으니까 말이다. 그후로 우린 여기저기 후원에 힘입어 작은 공연을 하기 시작했다. 참, 얼마전에 금강하구둑에서 "군산 시민을 위한 열린 음악회"가 열렸었는데 그 모체가 바로 우리 에버그린이 아닌가 싶다. 1995년 8월달에 이미 우리 "에버그린"이 금강 하구둑에서 최초로 공연을 했었으니까 말이다. 그때 우린 많은 앵콜송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공연을 위해 대천해수욕장에서 밤새워 새벽까지 모래사장에서 연습했던 기억도 떠 오른다. 정말 결혼과 함께 까마득하게 잊었던 옛 추억들이 친구의 전화 한통화에 아련한 추억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그립다, 그시절 그 사람들이........ 정말 내년에 다시 시작 할 수 있을까 ! 016-242-2885 김애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