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봉 하늘아래....

지난 일요일(19) 저희 산악회에서 지리산 천황봉에 간다기에 절친한 친구의 영어학원에 강사로 있는 나이는 24세인 흑인 엘리스양이 함께 가보겠다고 도전장을 냈고 저희 직장에서도 아직은 미스인 세명의 후배들이 뜻을 보여 모두같이 가게 되어 아침 7시까지 경기장에 모여 차에 올랐습니다. 차는 두 대로 신나게 마음이 들떠 떠났지요. 백모동 입구 매표소에서 단단히 차비를 하고 돌라가는 도중 장터목 간장에 못 미쳐 후배2명은 힘에 겨워 아쉬움을 안고 다시 뒤돌아 하산 했어야만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엘리스양은 힘들지만 천천히 쉬엄쉬엄 회장님의 보살핌으로 장터목 휴게소까지 무사히 올라가 우리는 맛있게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차를 나누며 사진도 찍고 앞으로의 계획을 의논 하던 차에 (천황봉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바로 내려가기로 하는)엘리스양은 2년전에 한국에 왔을 때 관광으로 와봤다며 끝까지 가기를 원했습니다. 거기서 1시간30분 정도 힘겹게 올라가니 드디어 정상! 천황봉! 우리는 또 한번 함성을 지르고 서로 붙잡고 감격의 순간을 사진기에 남기며 뿌듯해 했습니다. TV속에 프로그램 제목 ‘이것이 인생이다’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내려오면서 엘리스는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입가에 흰거품을 내 뱉기도 하며 도저히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70여명 중 이미 선두의 서열에 있었던 사람들은 거의 내려갔고 뒤에 회장님을 비롯한 6명 정도는 엘리스양을 서로 번갈아 부축해가며 천천히 한발한발 내딛는 도중 물파스 빌려주시는 분, 인사하시는 분, 먹거리 주시는 분 등 많은 분들의 파이팅 속에 끝까지 한발한발 내려오니 9시간의 긴 산행의 끝이 보였습니다. 미리 오신 분들은 2시간정도를 추위에 떨고 함께 가야한다며 기다리고 계시다가 맘 졸이고 사고가 없었기에 다행이라며 환호의 박수를 쳐 주셨습니다. 무사히 엘리스는 차에 타고 바로 잠이 들어 버리더군요. 낯선땅에와 많은 사랑과 힘을 받게 된 엘리스양은 다음날 아침에 일찍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라고 전화를 했더군요.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기에 순수한 마음으로 늘 일심동체가 되어 서로의 일을 내일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산악회 회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회원 김은주 드림 011-9649-6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