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따사로운 가을의 인정들......

결혼 19주년을 맞이하여 남편과 커플링을 마련했습니다. 결혼 반지는 너무 무겁고 거추장스러워 한번도 제대로 끼어보지 않고, 대학 졸업 선물로 받은 반돈짜리 금반지 만을 한 번도 빼지 않고 소중한 의미로 새겼었지요. 그런데 문득 이번 가을에는 왠지 젊은이들처럼 커플링을 끼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합의하에 남편이 고른 것을 그냥 끼기로 했어요. 제겐 조금 무겁고 부담스럽지만, 남편 굵은 손마디에 걸려 평소에 빼기 힘든 반지이니, 서로의 첫 마음을 늘 새기는 의미로 기쁘게 마련했답니다. 그런 기쁜 마음으로 막내 동생이 10월 1일 개장한 탁구교실에 들러보니, 생각지도 못한 좋은 소식들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예전 함께 근무했던 선생님들께서 사모님과 함께 축하 화분도 선물하시고, 평소 운동을 멀리하시던 분들이 탁구레슨 회원으로 등록까지 해 주셨더군요. 바로 뵐 수 있으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전화나 메일로 간단히 마음을 전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한 여선생님께선 제 동생이야말로 자신의 꿈을 일구어 나가는 정말 행복한 청년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으셨구요. 탁구교실 근처에 편히 쉴 장소를 마련하지 못해 아직은 체육관에서 새우잠을 청하고 있는 동생에게 곧 편안한 장소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몸이 아플 때나, 집안의 애경사가 생겼을 때, 생각하지 못한 정성과 마음을 접하게 되면 정말 따사로운 세상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욱 사람들과의 인정이 소중함을 깨닫게 되지요. 밤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느라 힘든 딸아이가 아침 일찍 등교하지 못해 청소하게 될까 조바심을 내야하는 현실이지만, 늘 작은 일도 마음 터놓고 이야기하며 웃음 나눌 수 있음이 행복이구요. 새로이 익히고 있는 남편과의 골프 강습 또한 색다른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늘 환한 웃음과 재능으로 진심을 보여주는 스포츠센터 공간이기에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무리 생활에 얽매이고, 해내야할 과중한 책임이 몰려온다해도, 그런 주변사람들의 인정과 진실함을 믿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한가지씩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깁니다. 10월의 둘째날이 저물고, 이제 셋째날 새벽이 밝으려 합니다. 김제 지평선 마라톤 축제에도 참여해서 남편의 고향 내음을 함께 실컷 맡고 돌아오려 하지요. 건강에 좋은 가을 햇살을 10km를 완주하는 내내 온몸에 받을 수 있음 또한 기쁨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