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 커피 한잔의 행복을 아는 올케

"저희 잠깐 나갔다 올께요." 앞치마를 입은채 밝은 미소를 띠며 신랑손을 잡고 나서는 올케의 뒷 모습에는 행복이 가득 묻어납니다. 바로 커피한잔의 행복입니다. 사람들마다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이 다르겠지만 저희 올케는 남편 손을 잡고 나가 동네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씩을 빼먹으면서 걷는 밤길에서 최고의 행복을 느낍니다. 아무리 슬픈일이있고, 고단한 하루였어도 "우리 커피한 잔 하러갈까?" 하는 동생의 한마디면 금새 얼굴이 홍조를 띤답니다. 처음에 갓 시집왔을때는 "저희 잠깐 나갔다 올께요."하는 올케의 뒷모습을 곱지 않는 시선으로 바라본적도 있었습니다. 너절하게 널려져 있는 밥상을 놓고, 또는 일을 하다말고 사라지는 올케의 모습에 시자들어가는 저희들이 고운 시선으로 바라볼리는 만무했죠. 살면서 그것이 올케에게 에너지가 된다는 사실, 그리고 그 행복이 자판기 커피한잔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앞에 저희들은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얼마전에는 엄마가 다리를 다쳐 침대에서 몇개월을 누워 생활을 했습니다. 처음으로 정말 올케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딸만 둘 낳은 친구가 아들을 꼭 하나 갖고 싶다고 해 그 이유를 물었더니 자기가 딸이자 며느리덴 친정엄마가 아프면 병수발 하러 내려가지 못해도 시어머니가 아프시니 당연히 병수발을 싫든 좋든 하자느냐며 아들은 있어야 늙어서 아파도 서럽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을 할때 피식 웃고 말았는데 그말을 제가 실감합니다. 가끔 올케에게 서운하시면 아들이 둘만있었으면 하시는 엄마의 투정에 저는 올케만한 며느리 어디가도 없네. 합니다. 동생이 하던일이 어려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때도 그 흔한 바가지 한번 제대로 긁지 않는 착한 올케구요. 생일이라고 꽃바구니, 외식, 선물 같은 투정은 남편 기죽을까봐 내색 한번 않으면서 그저 자판기 커피 한잔 먹는 그 데이트 한번이면 금새 입에서는 노래가락이 흘러 나오는 때론 그래서 철부지 같다고 놀림을 받는 우리 올케지만 그런 올케가 있어 우리 집은 내내 밝은 웃음이 가득합니다. 오늘은 그런 올케의 생일입니다. 동생과 함께 누리는 자판기 커피한잔이 주는 행복보다는 덜하겠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 기쁨을 주고 싶습니다. 올케가 좋아하는 노래중에 하나인 박효신의 "눈의 꽃" 신청곡으로 틀어 주세요. 사연은 방송이 안되드라도 그 노래만은 꼭 틀어 주세요. 제 올케의 이름은 김지현입니다. 011-679-7721 전북 김제시 검산동 8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