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 이야기

착한 남편이야기.

저는 전북 익산에 사는 송정원입니다.

익산에서 시부모님과 살았던 저희는 2011년초 제가 취업을 하며 그렇게 결혼 1년만에 본의아닌 분가를 해야만 했죠.

남편의 직장은 김제에 있었고 저는 김제 공덕에 직장이 있죠

해서 우리는 차가 한 대뿐인 관계로 남편을 출근시키고 저는 퇴근하고를 반복했던 작년이었네요.

또 저는 매일 같은시간에 출근하는 업무가 아니고 주 3회정도 그것도 시간이 들쑥날쑥한 직업을 갖게되어 차를 사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시부모님과 한집에 살다가 갑작스레 분가를 해야 했던이유는 급하게 차를 마련할 돈이 부족했었습니다.

차를 사려다보니 계약직으로 근무할 저 때문에 차를 사자니 돈도 돈이고 무엇보다 당시 우리형편에 사치스러워 김제로 이사를 하게되었습니다.

당시에도 있는돈 없는돈 다털고 적금까지 해약해도 우리에게 생긴돈은 얼마되지 않아 전셋집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작은 원룸을 월세로 갈 수밖에 없었죠.

솔직히 일반 전세보다 그게더 편했습니다. 이유는 냉장고와 세탁기등의 집기를 살돈이 부족했거든요.

다행히 요즘 원룸들은 풀옵션이란말로 우린 그냥 옷과 그릇만가지고 가면 되는 원룸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지요.

그리고 이사 첫날 잠들기전 남편품에 눈물을 흘리며 꼭 내년에는 넓고 좋은집으로 이사가자고 약속했었죠.

신혼이라지만 직장이 있는 남편에게 월세 원룸에 들어간다니 직장에서도 면목이 서지 않는 것 같았고 1년후 꼭 이사가야한다는 생각만으로 남편과 저는 억척스레 돈을 모았죠.

 

이런 우리에게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다름아니라 드디어 올해 있는돈 없는돈 다털고 대출까지 받아 익산에 집을 구입하였습니다.

가끔 제 퇴근이 늦거나 할 경우 남편은 택시를 타거나 동료들의 차를 얻어타고 퇴근하곤 했죠.

그리고 작년 12월 전셋집을 보러다니다가 어떨결에 덜커덕 구입한 지금의 우리집.

대출금만도 상당하여 10년간 제 월급을 꼬박 넣어야 대출이 완료되게 되었습니다.

당시 차를 구입하려고 모은 적금도 해약해서 정말 간신히 잔금을 치를수 있었죠.

문제는 세금이었는데 카드 할부로 결재하고 참 여러 가지로 돈이 모자랐습니다.

급하게 친정엄마에게 빌리고 시부모님께 빌려 해결하고나니 당장 저와 남편이 출근 퇴근하려면 차가 두 대가 필요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김제에 살땐 제가 남편을 태워다주고 데려올수 있었지만 서로 출퇴근 시간도 다르고 제 업무특성상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아 차는 꼭 필요하거든요.

김제 공덕면에 버스도 별로없고..

그래서 중고시장을 돌아다녀봤지만 우리 형편으로는 맘에드는 차를 구입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폐차직전의 차를 사기는 너무 아깝고. 우리부부의 걱정은 차츰 커져만 갈 무렵..

다행히 친정엄마가 차를 바꿀계획이었는데 마침 중고차시장에서 마음에 드는차를 계약해서 타던차를 없애려고 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친정엄마는 국수집을 운영해서 여러 가지 채소나 막걸리등의 운반을 위해 95년도에 구입한 밴형 승합차를 타고다니셨습니다.

그런데 그차를 폐차할거면 본인이 타겠다고 얻어오자는 남편을 보며 이사람이 진심인건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더군요

친정엄마역시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낡은차를 타려고 하느냐며 망설이시고 안그래도 폐차하려고 준비해서 여러 가지 부품이 낡아 손볼곳도 많고 타이어며 돈들어갈곳 투성이라며 걱정까지 하시더군요.

그래도 남편은 잘 고쳐서 타면 되지 않겠느냐며 차를 인수받아 오게되었습니다.

차의 문제점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수동차량인데다 오랫동안 손을 보지 않아 전조등이 한쪽은 안나오고 브레이크등과 여러 가지 전구들이 나간상태더군요.

뒷문은 잘 안닫히고 여러차례 닫아야 간신히 닫히고 클러치, 브레이크, 심지어 타이어는 곧 터질것처럼 낡았고요.

남편은 이래저래 알아보고 저렴한곳에서 조금씩 수리를 하고 뒷문은 손수 기름칠하고 몇가지 빠진 나사도 채우고 해서 고쳐놨더군요.

수리비 조금이라도 아껴야 한다며 전구나 전조등은 직접사다 교체하고 ..

그리고 타이어와 브레이크는 꼭 고쳐야 한다며 조금은 비싼돈을 들여 타이어를 4개나 통째로 다 갈더군요.

도대체 얼마나 타려고 그러냐고 화를냈더니 남편은 엔진상태도 괜찮고 타이어도 갈았는데 3-4년은 타야되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외장은 참 많이 녹슬고 운행하기도 불편한 차량을.. 더군다나 차안에 외풍이 많이 들어와 무릅담요를 덮고 운전해야하는 저 낡은차를 몇 년이나 더 타겠다니.

무엇보다 몇천원이라도 아껴야 한다며 부품을 구입해다 추운날씨에 자동차와 씨름하는 남편을 보며 고맙기도 하면서 미안하기도 합니다.

사실 남편은 왼손을 심하게 다쳐서 사용하기도 어려운 장애인이거든요.

지체3급 장애인인데 이런 남편은 중증에 속한다고 하더군요.

불편한데도 추운날 자동차와 씨름하는 남편이 결혼전 구입한차는 제가 타고다니고 낡은차를 타고 출근하는 남편을 보면 참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요즘 남편의 고민이 생겼는데 그 낡은 승합차의 카오디오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남편이 아침에 출근할 때 4년넘게 듣던 모닝쇼를 못듣게 되었다는게 남편으로썬 가장큰 아쉬움인가봅니다.

아침출근할 때 그나마 모닝쇼를 들으며 30분의 자유를 느꼈다는 남편인데요

카오디오를 구입하라 했더니 요즘 라디오만 나오는 카오디오는 없고 usb나 cd등이 추가되어있어 10만원도 넘는게 대부분이라며 꼭 자기스스로 고치겠다고 몇일째 자동차에 매달려있습니다.

카오디오를 분해하고 여러가지 점검을 한모양인데 도통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며 출퇴근길이 너무 지루하다고 하네요.

스마트폰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요금이 비싸서 구입하지 않는 남편..

그냥 제가 카오디오 하나 주문해 줘버릴까요?

남편은 낡은차에 새 카오디오는 너무 아깝다며 요즘은 폐차장을 돌아다니네요.

그런데 폐차장도 다 장사인데 어디 무료로 주나요?

폐차장에서 몇만원에 가져가라는 카오디오도 아깝다며 밤마다 테스터기를 놓고 카오디오를 고친다며 이래저래 만져보네요.

남편이 저희 승용차를 타고 출근할때는 라디오를 듣는데 저 오래된 승합차를 타고 갈 때 dmb로 라디오를 들으려해도 들리지도 않는다고 하네요.

95년식 승합차가 뭐 조용하겠습니까?

그렇다고 저 낡은차량에 비싼카오디오를 사긴 돈아깝고 폐차장에서 구해도 그또한 중고라 또 언제고장날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이미 꽂혀서 고친다고 시작한남편 고집을 꺽을수 없을건 같네요.

항상 저렴한옷에 저렴한 운동화사서 신고다니며 총각시절입던옷을 아직도 입는 남편.

제옷살땐 최대한 좋은옷을 마음대로 사라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희생하는 남편에게 미안하기도하고 한편으로 고맙기도 한데 남편 하고 싶은 것 하나 마음대로 못하는게 저로썬 마음에 걸립니다.

애청자 여러분 어디 라디오만 나오는 카오디오 주실분 없나요?

전원만 들어온다면 제가 밥이라도 사드릴테니 우리남편 주시면 안되나요?

퇴근하고 저녁도 잘안먹고 주차장에서 이것저것 점검하고 뜯고 붙이고 하는 남편에게 출퇴근길 30분의 행복을 누리도록 하나만 주시면 정말 안될까요??

택배라면 제가 택배비는 내드리겠습니다.

아님 익산이나 전주시라면 댁으로 찾아가겠습니다.

 

전북익산시 송학동 리젠시빌 102동 306호

송정원

010-209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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