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23일(목) 모닝시네마


- 이번 주 개봉작
한석규, 김래원 주연 범죄 액션 <프리즌>,
80년대 국가에 충성하는 평범한 강력계 형사의 딜레마를 그린 손현주, 장혁 주연 <보통사람>,
NASA에 입사한 천부적인 수학 능력을 가진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 <히든 피겨스>,
정글에서 금맥을 발견한 기적 실화, 매튜 맥커너히 주연 <골드>, 홍상수 감독, 김민희, 정재영 출연,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엄마와 딸, 주변인들의 따뜻한 유대감을 그린 미야자와 리에, 스기사키 하나,
오다기리 죠 주연 <행복 목욕탕>, 오인용의 플래시 애니메이션 첫 극장판 <만담강호>가 개봉될 예정.
    

- 최은영 영화평론가 추천작

나현 감독, 한석규, 김래원 주연의 영화 <프리즌>.

영화 <프리즌>은 범죄자를 사회에서 격리시키고 교정·교화하는 시설이라고 믿었던 교도소를

100% 알리바이가 보장되는 완전범죄 구역으로 탈바꿈시키는 신선한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

<초록 물고기> <8월의 크리스마스> <쉬리> <음란서생> <베를린> 등 한국 영화의 흥행 역사와

함께 걸어온 한석규가 인생 최초의 완벽한 악역을 연기. <프리즌>에서 한석규가 연기한 익호

대한민국의 모든 완전범죄가 시작되는 교도소에 군림하는 절대 제왕,

그 곳에 검거율 100%로 유명한 전직 경찰 유건(김래원)이 뺑소니, 증거인멸, 경찰 매수의 죄목으로

입소하게 되고, 범죄에 휘말려들게 되는데,  <프리즌>은 무엇보다 이제까지 교도소를 다룬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장르적 공식들, 다시 말해 억울하게 누명을 쓴 주인공, 죄수들을 억압하는 교도관,

교도관 몰래 탈옥을 시도하는 죄수들과 같은 설정을 가차 없이 깨뜨리며,

교도소를 무대의 전면에 내세우며 눈길을 끄는 작품.

범죄 액션 영화를 사랑하시는 관객들에게 추천드리는 영화. 

 

- 최은영의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

홍콩의 거장 왕가위 감독이 1990년에 연출한 두 번째 장편영화 <아비정전>

장국영, 유덕화, 장만옥이 주연을 맡고 있는데,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탓에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와

그 주변 사람들의 쓸쓸한 인간관계에 대해 묘사한 작품. 개봉 당시에 흥행에는 참패했지만

지금은 왕가위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아비정전>은 홍콩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홍콩금장상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5개 부문을 수상하며 그 진가를 인정받았는데,

떠난 자 혹은 떠난 것에 대한 그리움과 그에 따른 허무함을 주로 주제로 하는 왕가위의

영화적 세계의 시작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아비정전>이 만들어지던 당시의 홍콩이라는

국가의 지정학이 깊이 반영된 결과. 1997년 중국 반환을 앞둔 홍콩 주민들이 영국과 중국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떠도는 감정을 이 영화에서 어디에도 머물지 못하는 주인공

아비가 겪는 심정을 통해 그려내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