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윤 승희, 박 일두님
오랜만에 두 분의 방을 두드려 보네요^^
하지만 변함없는 두 분의 다정한 음성 잘 듣고 있구요
특히 양 병호 교수님과 함께 진행하시는 행복한 시 읽기는 말 그대로 행복이 되어 저에게 전해지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한 동안 듣지 못해 아쉬웠던 박 일두님의 텁텁한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어 무척이나 반가웠구요^^
그러니까 어제 토요일 오후,
진북동문화회관에서 문학강의를 듣고 모래내 시장이나 둘러 볼 요량으로
시장 입구에 막 들어셨을 때에요
평소 들리지 않던 요란한 마이크 소리가 제 귀를 끌어당기더라구요
무료로 보리쌀 한 자루씩을 드리는데 이건 칠레 협정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리 농민들의 처절한 마음이니 오늘은 무료로 받아서 드시고 다음부터는 꼭 우리 농산물을 애용해 달라는 간곡한 당부의 뜻이라면서 젊은 남자 한 분이 길 한 켠에 봉고차를 세워두고 열변을 토하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절박했으면, 또 한자루씩이나 주면 무거워서 어떻게 들고 가지?
섣부른 마음이 걱정을 불러 일으키며 그 사람이 가리키는 장소로 발을 옮겼어요 골목 어귀 작은 천막 안에 십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작은 봉지 안에 오밀조밀하게 담겨 있는 몇 가지의 곡식들이 보이고 언제 왔는지 아까 차 안에서 사람들을 불러 모으던 그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순간, 이상한 냄새가 난다 싶었지만 이왕 내친 길 들어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기로 했답니다
그 분은 작은 위생봉지 하나씩을 나누어 주면서 자기 말을 잘 듣고 우리 농산물 열심히 이용하실 분들은 봉지가 든 손을 앞으로 내밀라 하더라구요
모인 사람들의 손이 전부 앞으로 내밀어 졌고, 이건 홍화씨인데 그대로 먹으면 안되구요 후라이팬에 살짝 볶아 믹서로 가루를 내어 물에 타서 마시면 골다공증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으니 드시고 난 후에 좋으면 나누어 드린 종이에 적힌 번호로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하면서 내미는 손길마다에 홍화씨 한 봉지씩을 담아 주셨어요
그리곤 조가 담긴 봉지를, 무좀에 좋다는 쌀비누를,밥알이 달라붙지 않고 쌀에다 꽂아두면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는 옥주걱을, 잡티를 없애준다는 세안용녹차물을 제 각각의 장점과 함께 나누어 주시더니,
우리나라 시장율 80%를 점유하고 있는게 중국인삼이라며 국산 인삼 고르는 법을 알려 주시더라구요
우리나라는 6년근 인삼이 대다수이지마는 중국인삼은 토질상 일년이상은 재배가 어려워 반으로 잘라보면 속이 차지 않아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국가간의 계약상 흙이 묻은 채로는 반입이 안 되기에 깨끗하게 손질이 되어 있으며
운반과정에서 상할 우려가 많아 많은 방부제를 사용하니 하얗게 표백이 되어 있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특히 우리 인삼은 사람인 자의 형상을 하고 있으니 그 점을 유의하라 하시더라구요
더불어서 인삼을 손질할 때는 쇠가 닿으면 절대 효과를 볼 수 없으며 인삼은 24시간 약탕기나 토기그릇에 푹 달여 먹는게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고
행기나 생강을 곁들이면 두 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시더라구요
이렇게 좋은 정보인데 인쇄를 해서 나누어 준다면 두고두고 요긴하게 쓸 수 있을텐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홍삼 달이는 법을 알려주기 시작했어요
인삼과 같은 방법으로 72시간을 달여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일이 쉬운일이냐 아니냐를 물어오더라구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쉬운 일이 아니라며 답을 하자 그래서 이번에 농민들이 모여 특허를 낸 게 있는데 이름있는 기존상품의 절반가격으로 7월부터 전국 우체국을 통해서 판매가 될 예정이라며 홍삼액이 들어 있는 작은 병 하나를 열더니 나무스푼으로 찍어서 맛을 보라고 하더니, 이웃 광주에서는 좋은 광고효과를 보기 위해 오시는 분마다 종이컵에다 하나씩 부어 드렸었는데 그 양도 무시못해 800여병이나 소비가 되고 적은 양으로 많은 효과를 기대한 사람들의 역반응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았기 때문에 이 곳 전주에서는 소수의 분들이라도 제대로 먹고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네 분만 선정해서 한 병을 무료로 드리도록 했으니 묻는 말에 크게 대답하는 순으로 드린다면서 한쪽 손을 한 곳으로 모으라 하더라구요
뭔가가 잘못 되간다 싶어 슬그머니 손을 빼니 다시 손을 끌어 당기며
우리나라 인삼고장이 어디냐고 묻더라구요
사람들이 저마다 큰소리로 금산하면서 외치는데 몇몇분의 목소리가 제일 컸다며 지목을 하였고, 그 분은 지목된 사람들에게 한 병은 본인이 드시고 다른 한 병은 가족들 먹으라고 또 드리니 다 드시고 좋으면 농민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한 병값을 6개월에 걸쳐 송금을 부탁한다고 하더라구요
지목된 사람들은 직원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따라 어디론가 가고 씁쓸한 마음이 되어 되돌아 나오는데 나이 드신 할아버지 한 분이 직원이라는 사람과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지금 돈이 없는데에..
그러니까 할아버지, 지금 당장 돈을 달라는게 아니고 몇 차례에 나누어서 내시라는 말씀이에요
아무리 절반값이라고 해도 삼십여만에 달하는 금액인데..
말했던 것처럼 우체국을 통해서 판매가 된다면 굳이 이런식으로 판매 할 필요가 있을까
농민들의 아픈 점을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그 속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 놓고 선심 쓰는 척 물건을 파는 얄팍한 술수에 역겨움을 느끼며 다른 분들은 이런 피해를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