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의 전쟁

줄포에 나타난 괴물 360mm의 장대비 8월 2일밤 미용실 점포를 넘어 안방에 가슴까지 차오르는 물. 준비없이 당한 어이없는 황당한 일이 지금부터 시작으로 ....... 빗소리는 더욱 굵어지고 빨빨리 중학교로 대피하라고 스피카 방송 목청을 높여가며 재촉하니 불안은 더 해가고 엄마 재산이라며 티코 열쇠를 떠맡겨 넘치는 차를 몰고 둥둥떠 사라지는 아들을 보내놓고 간신히 이층으로 피신을 했지만, 하나님의 기침소리인지 번개와 천둥소리 우당탕. 암울하고 내일이 존재하지 않을 것처럼 다가오는 시간들이 무섭고 초초하다. 고립된지 10시간 이상 흐른 뒤에는 날이 밝았지만 소독차가 지나간 뿌연 연기처럼 하늘을 덮었고 소방 구조대원들 TV에서 보았던 미니 보트를 타고 물방개처럼 노를 저어가며 비상 파수꾼이 되어 구석구석 살피고 다닌다. 상대성이 없는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자연의 순리앞에 조용히 인내만이 최선의 길인 듯 받아들이는지 면사무소 담장도 속수무책으로 한캄 남겨놓고 물살이 온통을 덮어 씌우니 덩달아 소지품들도 고아가 되어 둥둥... 과일집에 수박, 사과 제과점에 빵, 양은 그릇집에 고무통들이 둥둥 떠나니며 안마당, 뒷마당, 골목길 할것없이 흙탕물에 말아 진통할때 동동구르면서 옥상에서는 벌벌떨며 덜 고통하고 덜 슬픈날이기를 빌었는 엊그제. 한참뒤에 해가 저만큼 올라왔을 무렵 살짝 비춰진 햇살에 눈부시니 아~~~ 그래도 세상을 돌아가고 있구나를 실감했었지 몇일간 수재민이 되어 황당하고 처참한 일을 해치고나니 피부병에 시달려 약을 먹으면 병든 병아리처럼 자꾸 픽픽 쓰러져 누워만 있게 되니 그간 고마운 모든이들이 떠오른다. 일일이 인사드리지 못하고 지면으로나마 고마움에 안부몇자 드립니다. 미니보트를 타고, 물을 갖다주고, 인명구조해준 소방대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동내 부녀회원 발빠르게 서둘러 빗속에 일일이 찾아다니며 컵라면 대접받아 잘먹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급식반 자원봉사대원들의 다양한 만남으로 동원되어 시작날부터 10흘간에 식사제공 마련에 차려주고 더나간 셀수없이 많은 여성단체, 단체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어느날은 이천명의 밥을 지었다지요, 수박스폰서 하신분 잘먹었습니다. 전경군인들이 집집마다 두세명씩 지원하여 한가족이 되어 땀방울, 물방울을 쏟아가며 구석구석 세간살이 더미를 치워주던 그 젊은이들에게 물 한모금이라도 더 챙겨 드렸어야 했는데 걸리고 아쉽습니다. 괴물같이 쌓아올린 쓰레기더미 아니 세간살이를 포크레인 찝게손차로 한방에 가루가 되어 폐차로 쌓을때 피가 쏟구치고 기가막힌 가슴을 억제해야 했지만 단번에 정리해준 덕분에 똥파리 한마리 날으지 않도록 신속히 치워주신 기사님, 그 외에 미화원 아저씨분들 잠 고맙습니다. 예전에도 몰랐던 준비없는 침수 피해 였지만 좌절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해주신 부안군민과 줄포면대책 상황실 관계자여러분 그리고 줄포면민, 동내 이장님, 이웃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전기, 가스, 전화, 가전제품(삼성 엘지 대우) , 보일러 , 정화조 등 일제 점검해주어 일부는 떠내려 갔지만 정상가동되게 수리 점검해주어 잘 쓰고 있으니 정말 고맙습니다. 부안 성모병원에서, 보건소에서, 익산원광대학교내에서 자원하여 지금까지 환자를 돌봐주시고 계십니다. 여러분들의 봉사에 위대함을 보았고 줄포면민의 힘과 지혜는 아름다운 부안을 만드는데 원동력일 것임을 보았습니다. 그간 매스컴을 통해 염려하는 마음으로 전국에서 전화주셨던 친구들, 친인척분들 한통의 전화벨은 나의 큰 위로가 되었고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인생임을 다시한번 느껴본 경험이었습니다. 귀뚜라미도 여러분 덕분에 잘 있다고 노래하네요. P.S 얼마전 모타는 교체하는데 일십만원을 투자했는데 물위에 엎어진 세탁기. 삼성 A/S 이동 수혜복구 센타에 찾아간 세탁기가 영영 돌아오지 않는구먼요 063 - 582 - 0189 010 - 3903 - 0189 2005. 8. 13 임영희